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경남의 섬이야기
유채향에 빠진 초양도의 날갯짓봄꽃놀이 가기 좋은 곳, 사천 초양도
2017년까지 초양공원·둘레길 등 조성계획

   
▲ 삼천포대교, 초양교 그리고 늑도교가 나란히 줄을 잇고 있다.
쪽빛 바다에 펼쳐지는 아기자기한 섬들과 유채꽃들의 노르스름한 향연이 화려한 사천의 봄. 전남 여수와 경남 통영 한산도를 잇는 300리 한려수도의 노른자위에 있는 경남 사천 삼천포의 봄은 노란빛으로 일렁인다.

흔히 잘나가다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을 곧 잘한다. 엉뚱한 이미지 삼천포에 한국의 아름다운 길인 ‘실안노을길’이 조성되면서 일부러라도 삼천포로 빠져보고 싶어지는 곳이 됐다.

삼천포는 일제강점기 직전 1906년에 개항을 시작으로 1964년 무역항으로 부상했다. 한때 제주도까지 바닷길이 열렸지만 지금은 뱃길이 뚝 끊겼다.

무엇보다 삼천포에서 남해로 가는 바닷길에 도열(堵列)된 다섯 교량이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초양도(草養島) 위를 걸쳐진 연육교와 대교는 삼천포 대교, 초양교, 늑도교, 창선교, 단항교로 각각 다른 모양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 삼천포에서 남해로 가는 바닷길에 도열된 교량들.
어느 날인가부터 섬과 섬을 이은 다섯 교량에 다리 밟기를 하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리를 걷노라면 마치 한려수도의 바다 위를 둥둥 떠 있는 착각을 들게 한다. 초양도에 걸쳐진 아름다운 교량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각산(角山·408.4m)이다. 각산에서 본 삼천포대교와 교량들은 미니어처 같다.

교량들 사이사이 걸쳐진 작은 섬들은 마고할매의 앞치마에서 떨어진 돌덩이가 분명하다. 각산에서 바라본 신비로운 풍광은 버겁기만 하다. 손에 잡힐 듯 보이는 교량들이 불쑥 다가오는 느낌. 무엇보다 교량 옆으로 펼쳐진 유채꽃밭과 어우러진 소박한 섬들의 풍광이 아름답다.

우리는 선택의 순간이 주어지면 난감하기 그지없다. 봄날이 그렇다. 사방천지 꽃소식이 들리는 계절. 어디로 가야 될지 모른다. 노란 물결 넘실거리는 초양도에 핀 유채꽃 사진을 보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봄꽃놀이를 가야 할 곳은 바로 유채꽃 핀 초양도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삼천포대교에서 초양도로 빠지는 길로 내려가자마자 보이는 부둣가에 배들이 어수선하게 늘어서있다.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에 작은 통통배가 뱃길을 연다. 반대편으로 사람들의 발길에 닳아 반질반질한 몽돌과 작은 바위들이 해변을 이룬 곳이 보인다. 그곳에는 긴 장화를 신은 어부 한분이 얕은 바다에서 비틀거리면 미역을 걷는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유채꽃이 어디 있을까 두리번거리며 마을 방향으로 틀었다. 마을 들머리에 ‘외부차량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매달려 흔들리고 있다. 순간 이렇게 고즈넉한 마을에 방문객들이 많은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푯말에 초양도 마을로 향하지 않고 늑도로 발을 돌리게 했다.

늑도는 곳곳에 유채꽃이 흔전만전 피어 상춘객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노루빛깔 청초한 꽃이 웃는 늑도마을 입구는 작은 화전(花田)을 이루고 있다.

초양도(草養島)의 중앙부는 얕은 구릉으로 밭이 경작되고 남서쪽에 마을과 어항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한려해상공원 휴게소와 전망대가 있다.

초양도와 관련한 첫 기록은 ‘조선지형도’를 시작으로 줄을 잇는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 ‘여지도서’에서 초도(草島)라 하였고 「해동지도」에는 초형도(草形島)라고 표기돼 있다. 초양도 지명은 삼천진이 있을 때 군마의 풀을 길렀던 것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지명의 유래가 그렇듯, 역사성이 아니라 구전을 반영한 것이지만 글자에서 느껴지듯 초양도에는 풀이 많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바다가 둘러쳐진 어촌이라면 만선을 꿈꾸는 풍어제와 마을의 안녕을 비는 동제를 지낸다. 때론 동제가 있는 날, 무당을 데려 와서 요란한 푸닥거리로 제를 마무리하는 곳도 종종 있다. 이종호 박사의 컬럼에서 초양도에 특이하게도 밥무덤이라는 동제가 있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밥무덤이란 밥을 묻는 제의를 행하는 곳을 뜻하며, 예부터 이런 제의가 전해지는 곳으로는 남해섬, 창선도, 그리고 사천시와 남해군의 바다에 줄을 엮은 섬인 초양도, 늑도, 신수도, 마도다. 밥무덤은 모두 돌을 쌓아 굴뚝처럼 만든 일종의 감실(龕室)이다. 밥을 정갈한 한지에 싼 후, 흙으로 얹고 반반한 덮개돌을 덮는다. 물론 소원도 빌었을 것이다.

사천 초입, 대형 형광판에 프린트된 초양도 사진을 보았다. 초양도에 핀 유채꽃과 어우러진 삼천포대교 사진은 사천의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나지막한 섬인 초양도에 사유지라는 이유로 더 이상 유채꽃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유채꽃이 눈부시게 활짝 핀 늑도에서 바라본 초양도는 쓸쓸했다. 늑도는 꽃 탐방객들로 부적이지만 초양도는 거의 아사 상태다. 유채꽃을 보았다는 설렘과 가늠할 수 없는 야릇함이 엇갈렸다.

그러나 모든 것을 불식시킬 호혜(互惠)가 날아들었다. 초양도가 다시 날개를 달 계획이 발안된 것이다. 그것은 바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관광거점마을로 개발된다는 소식. 섬일주 둘레길, 전망대, 초양공원, 테마마을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초양도에서 다시 노란빛 유채꽃 틔울 그날을 기대해 본다. 꽃대 올려 활짝 웃는 유채꽃이 노란 구름을 피울 풍경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아무 꽃이나 심으면 되지 생각하지만 초양도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유채꽃만한 것이 없다. 유채꽃 피어 봄의 정취 가득한 초양도를 기다려 보련다.    

   
 
   
 

◈ 사천 초양도 가는 길

- 자동차
  : 남해고속도로 사천나들목에서 삼천포대교를 통과한 뒤, 초양대교에서 초양마을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
 
- 대중교통(버스)
  : 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초양 정류장 하차 (10번, 20번, 25번 ,70번 탐승 시 부두 정류장 하차하여 20번 환승)

- 관광문의
  : 사천 문화관광과 T. 055-831-2726

   
▲ / 글·사진 <내가 본 진짜 통영>의 최정선 여행작가.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저작권자 © 한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