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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품은 섬, 내도안전행정부 선정 ‘명품 섬 베스트 10’
외도·홍도·해금강, 수묵담채화 보는 듯한 풍경 장관

   
 
드나듦이 구불한 해안을 가진 거제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거제는 섬 안의 섬에 사람이 살고 있는 10개의 유인도를 포함해 총 73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에는 거제 유인도 중 내도를 탐방하기로 결정하고 구조라로 향했다. 내도는 구조라 선착장만이 유일한 항로를 잇는 곳이다.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내도는 구조라 선착장에서 10분이면 도착하는 지척거리다. 거제 구조라에서 바깥쪽은 외도(外島), 안쪽은 내도(內島)다.

많은 이들은 이미 입소문에 의지해 가다 보니 외도는 알아도 내도의 멋을 알지 못하는데, 최근 내도 탐방객이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어쩜 인위적인 곳보다 자연을 느끼고 싶은 도시인들의 바램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선착장에서 내도까지는 배로 약 7분이면 도착. 그 짧은 시간동안 선장의 구수한 이야기보따리는 끊임없다. ‘아~후’ 선장님의 추임새에 맞춰 배가 도착하고 탐방객들은 줄을 서서 내도에 발을 디딘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펜션 사이를 통과해 좌측으로 틀면 트레킹 시작을 알리는 관문이 나타난다. 아치형의 나무문에 ‘자연을 품은 섬, 내도 명품길’이란 글자가 따박따박 박혀있다. 그 길을 걷다보면 자연과 교감 할 수 있는 명품 둘레길이 내도에 둘러져 있다.

내도안내센터에서 출발해 세심전망대~연인길 삼거리~신선전망대~희망전망대를 슬슬 탐방하는 거리는 약 2㎞, 여유 작작 2시간 이면 족하다.

2011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선정한 전국 5개 명품마을에 내도가 뽑혔으며, 안전행정부가 선정한 ‘명품 섬 베스트 10’에도 들어갔다.

   
 
자연의 섬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섬 들머리는 펜션촌으로 이루어져 있고 섬 주위는 테크로 장식돼 아쉬움이 남았다. 섬 주민들이 살던 원형의 모습 그대로 보존이 되었다면 자연의 섬이 되지 않았을까.

마을 입구에 자리한 내도분교는 1998년 졸업생 59명을 마지막으로 구조라 초등학교와 통합되었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 후 1년 뒤 구조라 초등학교도 폐교가 돼 일운초등학교에 편입되었다는 점. 내도 분교는 역사적으로도 가치 있는 곳으로 1982년 내도분교 운동장에서는 선사시대의 유적인 조개무지와 토기 등이 발견돼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시간이 흘러 학교는 지금 펜션으로 개조된 탐방객들을 맞고 있다.

내도는 산이 급격한 지역으로 주민들은 텃밭을 일구어 밭농사를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주로 해초류나 조개 등을 채취하거나 어업을 위주로 했다. 최근 농사짓는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묵정밭이 늘게 됐다.

섬의 빈곳을 펜션으로 채워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나마 농사를 짓도록 모노레일이 설치돼 일손을 돕고 있다.

내도는 구조라에서 해금강 가는 뱃길에서 보는 모습이 마치 거북이 같다. 그래서 ‘거북섬’이라 불린다. 뿐만 아니라 공곶이에서 보면 모자 같아 ‘모자섬’이라 불린다.

밖 섬인 외도 보다 안에 있는 섬이라 하여 ‘내도’라 하고 여자섬이라는 별칭도 있다.

여자섬이란 명칭은 내도의 설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옛날 대마도 가까이에 있던 외도(남자 섬)가 구조라 마을 앞에 있는 내도(여자 섬)를 향해 다가왔다. 이를 본 내도의 동네 아낙네가 “섬이 떠 온다”고 소리치자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고 한다. 벌이 꽃에게 자석처럼 끌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내도의 명품 둘레길은 해안절벽 위로 만들어진 길로 동백나무 숲과 다채로운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서있다. 푸른 바다에 에둘러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편백나무가 조화로운 원시림 숲이 이채롭다. 내도에는 동백꽃뿐만 아니라 구실잣밤나무, 왕작살, 소사나무, 감탕나무, 까마귀쪽나무, 육박나무 등이 자생해 나무 식물원을 이루고 있다.

   
 
탐방길 초입 편백 나무가 그늘을 만든 오르막을 올라 탁 트인 곳에서 공곶이를 볼 수 있다. 공곶이 노오란 수선화 대신 붉은 철쭉이 글자를 만들고 있지만 도무지 읽을 수가 없다. 저기도 외계인이 내려와 파놓은 글인가 보다. 둘레길 좌우로 대나무와 동백나무 숲이 이어진 둘레길을 쉬엄쉬엄 걸었다. 자연의 섬에서 더 이상 바쁠 것이 없으니 말이다.

일출이 멋들어진 세심전망대에 닿는다. 힘들지 않게 ‘세심(洗心)전망대’에 도착했다. ‘마음을 씻고 정화한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금빛 물결 잔잔한 바다는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게 보인다. 세심전망대에서는 서이말 등대와 외도는 물론이고 날씨가 맑은 날이면 대마도까지 보인다.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큼직한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는 평지에 다다른다. 이곳은 ‘연인길 삼거리’로, 삼거리에서부터 동백나무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장관이다. 소나무 사이로 간간히 내리는 빛도 풍경에 멋을 더한다.

연인길 삼거리에서 신선전망대로 가는 길에 특이한 모양의 연리지(連理枝)가 된 동백나무, 푸조나무를 만났다.

연인길에서 조금만 가면 신선전망대 아래로 내려가는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신선전망대는 ‘신선들이 내려와 풍광을 즐길 정도로 멋진 곳’이라는 뜻에서 지은 명칭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 ‘새로운 마음으로 거듭난다’는 뜻이다. 이곳에서는 외도, 홍도, 해금강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신선전망대는 외도를 완전히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눈을 가리는 것이 없이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조망 속에 외도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왼편이 서이말등대, 가운데 외도, 그리고 오른쪽이 거제 해금강이다. 그 뒤로 작게 보이는 섬이 갈매기 섬, 홍도다

연인길 삼거리까지 다시 되돌아 나와 이번엔 좌측의 ‘희망전망대’로 향해야 되지만 마을 안길로 발길을 돌렸다. 마을 안길 향하는 길에 삼나무가 쪼롬이 서있는 탁 트인 길을 만난다. 내도의 다른 길도 좋았지만 나의 마음 속, 깊이 담긴 길이다. 구불구불한 길의 끝, 밭을 매고 계신 어르신이 더 이상 갈 길이 없다 해 모노레일이 휘둘러 설치 된 마을로 내려갔다.

다시 희망전망대로 가기 위해 선착장에서 시작하는 해안길을 따라 올라갔다. 여기부터 동백터널이 이어지는 곳으로 12월에 피기 시작해 춘삼월에서 사월 초까지 붉은 빛으로 물드는 곳이다. 어느새 바다가 탁 트인 곳에 앉은 희망전망대와 눈 맞춤 했다. 바다 건너 좌측으로부터 망산과 가라산, 마늘바위와 노자산이 차례대로 역광을 받아 수묵담채화 됐다.

희망전망대에서 탐방의 정점을 찍고 마을로 내려와 배를 탔다. 입하(立夏)가 지났지만 내도의 바람이 몹시 차가웠다.

   
 
   
 
   
 
   
 
   
 
   
 

   
▲ 글·사진 <내가 본 진짜 통영>의 최정선 여행작가.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류혜영 기자  hannamilb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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