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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고 싶은 섬, 통영 우도

   
▲ 우도에 도착하자 무지개가 반긴다.
불교적 색채가 짙은 욕지면 연화열도에 속한 자그마한 섬인 우도(牛島)는 통영항에서 29km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뱃길로 1시간 떨어져 있다. 불교성지인 연화도에서는 뱃길로 5분 거리다.

이 섬은 순박한 섬의 향취가 그대로 살아있는 전형적인 어촌마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섬’이다. 생김새가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 하여 우도라 불려지지만, 섬마을 주민들은 구멍난 곳이 많아 ‘소(疏)섬’이라고 부른다.

지금으로부터 130여년 전 산양 연곡에 살던 영양 천씨인 천문석, 천문보 형제가 바람을 이용해 가는 돛배 형태인 풍선(風船)과 작은 배인 전마선(傳馬船)을 타고 우도의 울막개(큰마을)에 들어와 정착했다. 그 이외에 정착민으로 장필범은 아랫막개(작은마을), 전주이씨 이임필은 구멍섬에 정착해 살았다고 한다.

지금 우도는 울막개와 아랫막개 두 마을에 16가구 2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우리가 탄 카페리선이 도착하는 아랫막개에서 한 고개를 넘어 10여 분을 걸어가면 울막개다. 우도는 반농반어(半農半漁)로 따뜻한 기후와 비옥한 토질 덕택에 고구마, 보리, 마늘 등 농작물을 경작하고 바다에서는 미역, 파래, 전복, 소라, 홍합 등을 채취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도 두 마을의 거리는 100여m 남짓. 우리가 내린 곳은 아랫막개이지만 예전엔 울막개에 카페리선이 오갔다. 2012년 여름 태풍으로 울막개의 접안시설이 붕괴되면서 카페리 여객선이 아랫막개로 드나들고 있다. 입항이 중단됐다 다시 재개한 상태지만 우도로 들어가는 배편이 많이 줄어 뭍과 오고가기가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입출항이 잦은 연화도를 거쳐 우도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우도의 어촌계장 김강춘씨는 카페리선 시간 때가 맞지 않는 섬 주민들을 위해 연화도를 수시로 왕래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현재 대체선박의 시급함을 호소했다.

   
▲ 통영 우도에 핀 작약꽃 사이로 보이는 구멍섬.
아랫막개에서 마을 뒤편의 오솔길을 따라 조금만 오르면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에 이른다. 그곳에 부두를 한번 휙 둘러보았다. 섬이 만들어준 풍요 속에 섬딸기, 쇠무릅, 담배풀, 머위 등 각종 야생화, 잡초들이 빼곡히 길섶에 들어차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 울막개의 들머리, 작지만 아담한 ‘우도교회’를 지나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서낭림을 이루는 두 종의 생달나무와 후박나무가 마을을 휘감고 있다. 천연기념물(344호)로 지정된 마을의 신목(神木)이다.

우도의 명물은 자연뿐만 아니라 ‘우도 지킴이’ 김강춘, 강남연 부부도 있다.

어촌계장을 맡고 있는 김강춘씨를 따라 강남연씨는 작은 섬, 우도로 왔다. 김강춘씨는 우도 출신으로 육지에 살았지만 부친의 건강이 악화돼 2002년 섬으로 되돌아 왔다. 이들 부부는 매스컴도 많이 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강남연씨가 만든 해물밥상은 우도가 만든 해초의 액기스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도 탐방에 앞서 해물밥상을 먹기로 했다. 정성스럽게 지은 톳 밥에 가시리, 석모 등 갖가지 해초들을 섞어 비벼 먹는 해초 비빔밥이 차려졌다. 여기에 삶은 군소, 한 접시가 올라 온 밥상은 어디도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이다.

우도 지킴이 부부로부터 간단히 탐방설명을 듣고 울막개 마을 사이를 가로질러 난 길을 따라 올라갔다. 야트막한 언덕에 커다란 물탱크가 있다. 우도는 물이 귀한 섬이다. 마을의 집집마다 파란 물탱크가 간간히 보인다. 물탱크는 펌프로 퍼 올린 물을 저장하는 탱크로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언덕에서 몽돌해변까지 황톳길이 나있다. 옛 사람들이 다니던 지겟길로, 숲이 울창해 한여름에도 엄청 시원한 길이다. 일종의 ‘숲속의 터널’인 샘이다. 조금만 내려가면 집 한 채가 보인다. 툇마루 아래에 운동화 등 신발 몇 켤레가 나란히 놓여 있는 걸 봐서 얼마 전까지 사람이 살았던 듯했다.

마당에 회향목 한 그루가 멋스럽게 서있고 아래에는 작약이 새초롬이 웃고 있다. 지척에는 오붓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몽돌해변이 있다. 해변가에 작은 돌담이 쌓여 있고 그 위로 작약들이 소복하게 앉아 있다. 작약들이 바다와 어우러져 울긋불긋 눈부시다.
몽돌해변 앞 바다에는 구멍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섬의 한가운데 구멍이 뻥 뚫려있다 하여 구멍섬이라 불리는 무인도. 일명 혈도(穴島)라고도 한다. 구멍이 뻥 뚫린 구멍섬은 오랜 세월 파도가 빚어낸 예술작품이다. 구멍섬에서 우측으로 눈으를 돌리면 목섬이 보인다.

물때에 따라 섬이 되기도 하고 우도와 연결돼 뭍이 되기도 한 섬이다. 이곳에서 톳을 줍고 계신 할머니를 만났다. 몽돌해변을 휘두른 산등성이에 붉게 핀 작약 밭을 가르키며 자신이 주인장이라고 하셨다. 풀이 너무 많아 그곳에 못간다는 한탄을 늘어 놓으셨다. 5월이면 우도에 작약이 흐드러지게 핀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왔지만 작약 밭으로 가는 길이 없어 그림의 떡이 되어버렸다.

작약밭에 대한 아쉬움을 떨치고 우도 둘레길 탐방에 나섰다. 둘레길은 2011년 우도를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되면서 조성됐다. 해안가와 옛 지겟길을 연결해 숲과 바닷가를 즐기며 거닐 수 있는 탐방로다. 약 3.7㎞ 가량으로, 천천히 걸으면 1시간30분이 소요되는 둘레길이다.

둘레길 중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듯한 당산을 걸쳐 중간 쉼터까지 쉼 없이 성큼 걸어갔다. 이정표가 엉기성기 얽혀있는 쉼터에서 다시 바다 둘레길로 걷기 시작했다.

가는 오솔길은 테크와 황톳길이 번갈아 나타나 걸음이 지겹지 않았다. 어느 듯 반화도에서 걸음을 멈췄다. 반화도의 바닷길인 여울목이 열려 있었다. 이 섬도 물때에 따라 길이 열리는 무인도다. 수목이 울창하고 꽃이 만발한 섬이라 하여 반화도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이곳에서 바다 달팽이 군소 한 마리와 물장난도 쳐보고 잠시 바깥 세상의 시름도 놓아본다. 배시간 걱정에 아랫막개 방파제로 향했다. 방파제에는 이미 여럿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우도를 떠나기 전, 짧은 시간 동안 강태공이 된 나의 모습에 하늘은 쌍무지개를 띄워 웃는다.

/ 최정선·류혜영 공동 취재

◈ 찾아 가는 길

- 대중교통(버스) : 통영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호시장 정류장 하차하여 5분정도 도보로 통영여객선터미널로 이동 (101, 141, 200, 231, 301, 401, 505, 530, 534, 600번 탑승)

- 배편 :
통영여객선터미널 우도 운항 시간
*평일: 11:30, 15:00  하루 2회~1회 운항
*주말: 토, 일, 월     하루 3회 운항
       통영출항 9:20, 11:30, 15:00
       우도출항 10:25, 12:35, 16:50

- 관광안내 :
통영여객선터미널: 1666-0960
㈜ 통영연화욕지: 055-641-6181
송도호 민박:010-3589-6714. 010-3881-0784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류혜영 기자  hannamilb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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