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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망졸망한 고사리 섬, 신수도2010년 ‘한국의 명품섬 Best 10’ 선정

   
 
남해는 해안도로와 산으로 굽이굽이 이어지고 만남이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곳이다. 여행자들의 단조로움이 재미로 바뀌는 쪽빛 바다가 멋진 남해의 시작점인 삼천포로 향했다.

2010년 ‘한국의 명품섬 Best 10’에 선정된 신수도(新樹島). 전용선 ‘새신수도’ 호를 타고 신수도로 출발했다. 신수도 운항은 하루 6차례로 통영해경 삼천포출장소 앞의 승선장에서 시작한다.

신수도 승선장에서 바로 보일 정도로 지척이다. 이 섬은 삼천포항에서 남쪽으로 약 2㎞ 떨어져 있으며 사람이 살고 있는 6개 유인도 중 가장 큰 경상남도 사천의 섬이다. 이 섬의 중심 마을은 신수마을이고, 오른편에 작은 뜸(마을)인 대구마을이 있다.

신수도는 들어가고 나온 지형의 변화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는 것이 이색적이다. 육지에서 보면 섬이 물에 잠긴 듯 한 형상을 한 신수도. 옛 신수도의 지명이 유래된 설도 다채롭다. 우선 산봉우리가 쉰두(52) 개라고 하여 ‘쉰두섬’으로 불렸던 것이 일제강점기에 한자식 신수도로 개명되었다는 설이 있고 와룡산의 용머리가 물속에서 솟아올라 ‘신두(神頭)섬’으로도 불렸다는 유래도 있다.

주변 바다 지형과 관련 깊은 지명으로 심수도(深水島)가 있는데, 이 섬의 수심이 깊어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시대의 문헌에서 신수도(新樹島), 심수도(深水島) 등의 기록을 찾아 볼 수 있다.

구체적인 문헌인 「해동지도海東地圖」, 전국읍지인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신수도(新樹島)로 표기되어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서는 심수도(沈水島)로, 김정호의 집필한 「대동지지(大東地志)」에서는 심수도(深水島)로 수록돼 있다.

   
 
철부선이 신수마을 도선장으로 서서히 들어서자 눈앞을 가리는 건물이 있다. 바로 신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수도복합문화터미널이다. 작은 섬에 호화스러운 건물이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도선장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구마을로 향했다.

신수도 둘레길은 쉬엄쉬엄 두어 시간 정도 걸리는 탐방로다. 우리가 대구마을의 임도를 들어서는 동시에 철부선에 함께 탐승한 등산객 무리들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고립의 상징인 섬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욕망이 실망으로 전환된다.

조용히 섬을 걷는 것은 힘들 듯 한 느낌이 들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20여 분 걷자, 저 멀리 작은 뜸(마을)인 대구마을이 살포시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 입구에는 캠핑장과 생태체육공원이 조성돼 있었다. 잘 꾸며진 화장실 뒤로 방파제가 쳐져 있었다.

   
 
그 위로 올라 가보니 몽돌해변이 둥글게 해안선을 따라 놓여 강태공들을 안고 있다. 크고 작은 매끈매끈한 몽돌해변은 안식처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멀리 수우도가 보인다.

수우도는 통영섬이지만 유일하게 삼천포에서만 가는 도선이 있는 섬이다. 몇 번이고 수우도를 가고자 했지만 변괴가 생겨 무산되곤 해 아쉬움이 큰 섬이다.

대구마을 끝 해안선까지 갔다. 그 끝에는 죽방렴이 설치돼 있다. 원시적 멸치잡이 방식 죽방렴은 남해 멸치잡이의 상징이다. 죽방렴 멸치는 손상이 많이 없고 은빛이 유난히 반짝여 멸치를 아는 사람은 최고로 친다. 다시 돌아 몽돌해변 왼편 임도를 올랐다.

아스라니 손에 잡힐 듯 외딴 무인도 ‘잘풀여섬’이 둥둥 떠내려 올 듯 앉아 있고 뒤로 삼천포화력발전소가 뿌연 흰 연기를 내뿜으며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임도는 오르락내리락 길이 이어져 있고 길섶에는 풀꽃들이 웃는다. 근데 참 희한하다. 고사리들이 황토밭 위에 활짝 피어 있다.

신수마을에서 대구마을로 오던 길 만난 노부부도 그물포대에 담은 고사리를 쌓고 계셨다. ‘산이 깊지 않은 섬인 듯한데, 고사리를 많이 따셨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막상 고사리 밭을 보고 무릎을 딱 쳤다. 섬 곳곳에 고사리를 재배하고 있었다. 고사리 밭을 지나자 등선마다 밭 일을 하는 섬주민들을 만났다. 그들은 밭에 서둘러 고구마 모종을 심고 있었다.

신수도는 타지로 떠난 자식들도 농번기가 되면 주말마다 섬으로 와 밭일을 돕는다고 한다. 다른 농촌지역에서는 인부를 사서 농사를 짓는 모습과 사뭇 다르다. 바다를 끼고 임도를 천천히 다시 걸었다. 급커브 지점에 다다랐다. 해안절벽에 올라붙은 암반들은 자연 조각가의 손을 빌려 만든 형상이 분명한 듯하다. 아련히 눈에 꼽힌다. 자연이 만든 이곳 바위군상을 두고 ‘칼바위’라 부른다.

신수도는 밭이 많은 섬인 듯. 대구마을 대왕가산의 푸름은 그대로 이지만 나지막한 왕가산 주위의 언덕들은 황토색 밭으로 변해 있다. 신수도 사람들이 부지런한 듯하다. 섬의 작은 언덕하나 남겨 두지 않고 밭으로 일구어 봄에는 고사리, 가을에는 고구마를 수확하기 위해 손을 놀리지 않는 그들의 바지런함에 새삼 놀랍다.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아기자기한 펜션을 지나 오른쪽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갔다. ‘추섬유원지’로 신수도에 입주해 온지 10년 된 부부가 운영하는 펜션이다. 추섬유원지에서 내려가야 볼 수 있는 ‘추섬’은 신수도의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다.

썰물 때에만 바닷길이 열리는 곳이다. 우리일행은 물때가 맞지 않아 추섬으로 건너 갈 수 없었다. 우리는 추섬유원지의 아담한 정취에 반해 잠시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모래사장 위에 갯메꽃이 은은하게 피어 눈웃음 보내고 있다. 찬란한 빛을 받아 연분홍빛이 더 화사해 보였다.

   
 
추섬유원지를 나와 오른쪽에 바다를 둘러친 임도를 조금만 가자, 추섬과 추섬유원지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후릿개 전망대’가 나왔다. 다시 계속 임도를 걸었다. 주위로 밭들이 올망졸망 가꿔져 있다.

멀리 삼천포대교가 바다 위에 마구할멈이 치마를 들친 채 뜀박질 하듯 펼쳐져 있다. 해안로를 돌자마자 북방파제 낚시터가 나타났다. 도선장에 새신수도호가 이미 도착해 있는 모습이 보였다.

급히 잰걸음으로 배까지 달려갔다. 사천의 명품섬 신수도 일주는 배에 오르자 그렇게 끝이 났다. 섬과의 이별이 아쉬운 듯 고사리 향이 도선장 주위로 솟는다.  
  

   
 

 

 

 

 

 / <내가 본 진짜 통영> 저자 최정선·류혜영 기자 공동 취재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 신수도 가는 길
 
 
- 대중교통(버스) :
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일신호선착장 정류장 하차하여 약 5분정도 도보로 신수도차도선여객터미널 이동 (20, 17번 탑승)

- 배편 :
삼천포 신수도차도선여객터미널에서 새신수도호 탑승
*신수도 운행 시간
신수도차도선여객터미널에서 6차례 왕복 운행.
삼천포항 출발: 08:20, 10:30, 12:00, 14:30, 16:00, 18:00(동절기 17시 40분)
신수도항 출발: 07:00, 08:30, 10:40, 13:30, 14:50, 17:30(동절기 17시 10분)
*승선료
1인당 승선료는 2천원, 차량은 운전자 포함 1대당 1만2천~1만5천원.

- 문의전화 :
*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 T. 055-832-8203
*신수도차도선여객터미널: 경상남도 사천시 유람선길 128(T. 010.8391.1691)
*사천 문화관광과: T. 055-831-2726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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