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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매력덩어리, 대도(大島)바다와 어우러진 보도블록길과 휴양관광섬 면모 갖춰
   
 

태풍 찬흠의 흔적으로 잔뜩 흐려 있는 하늘을 뒤로 한 채, 차를 몰아 하동으로 달린다. 뗄레야 뗄 수 없던 걱정은 빠끔히 구름사이로 들어나는 해를 보고 풀어졌다. 하동 나들목을 통과해 공사 중인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리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간밤에 내린 비로 간헐적으로 젖은 아스팔트가 얼굴을 들이댄다. 빗물 반, 햇빛 반섞인 신선한 공기가 초록 향을 품고  내 콧구멍으로 쑥 들어온다. 손에 잡힐 듯 붉은 빛 남해대교가 노량 바다위에 미니어처처럼 서있다.

노량이란 단어에서 이순신 장군을 빼곤 생각할 수 없다. 장군의 최후가 노량의 전설되었기에 더욱 애틋하다.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 이곳에서 이순신 장군은 인생의 종지부를 찍으셨다.

우리의 목적지는 노량 해를 건너 하동군 대도(大島)를 가는 것이다. 대도는 하동군의 유일한 유인도로 50여 가구가 사는 작은 섬이다. 경남 하동군은 섬진강과 화개장터, 최참판댁, 청학동 등 관광지가 많은 지방이지만 휴양의 섬, 대도가 하동군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다.

 

   
 

하동군 노량수협 인근 신노량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뱃길로 20여 분을 들어가면 섬에 다다른다. 대도는 남해대교 인근 노량항에서 3㎞가량 떨어져 있고, 하루 5차례 도선이 오갈 정도로 교통편도 편한 편이다. 대도 아일랜드호가 섬에 우선 닻을 내렸다. 이곳에서 왼쪽은 대도의 워터파크, 오른쪽은 대도마을로 간다.

도선이 대도마을에서 한번 더 정박하지만 우리 일행은 도선이 첫 닻을 내린 곳에서 탐방을 시작했다. 대도마을로 임도를 따라 걷는다. 임도의 가장자리 틈 사이로 고개 내민 참나리가 듬성듬성 주홍글씨를 새기고 있다. 스칼렛 빛 얼굴에 검은 씨앗을 찍은 모습이 아름답다.

대도마을은 장수 이씨 집성촌이다. 하동군 대도마을은 무인도였으나, 1690년 남해군 이동면에 거주하던 장수 이씨 부부가 정착하면서 유인도가 됐다. 마을이 있는 본섬은 처음에 띠섬 이라 불리었다. 대도는 본섬과 농섬을 비롯해 크고 작은 7개의 섬이 띠 모양으로 줄지어 형성된 섬이다.

 남해 출신 장수 이씨 부부가 터를 잡은 섬,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노량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대도는 매력적인 곳이다. 훌륭한 스토리가 숨 쉬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펼쳐지는 관광지로 충분한 매력덩어리다. 게다가 지역 발전과 후손을 위해 기꺼이 보상금을 바친 대도 주민들의 아름다운 사연까지 보태진 멋들어진 곳이 바로 대도다.

 

   
 

선착장에서 도보로 10여분 후, 멋진 스토리가 있는 하동군 대도마을 초입에 들어섰다. 어르신들이 장어통발의 미끼인 전어를 손질하고 계셨다. “전어 한 마리 구어 먹고 가래” 하는 인심어린 말 한마디가 고맙다. 구수한 인심을 뒤로하고 마을의 끝머리까지 임도를 따라 걷는다. 바다 바람이 상쾌하다. 캠핑 나온 젊은이들의 노래 소리가 독일 라인강의 절벽에서 들려오는 로렐라이의 노랫가락처럼 들린다. 실연으로 죽음을 선택한 금발의 여인이 사공들의 넋을 빼앗는다는 요상한 전설이 대도 앞바다에도 피어오르는 듯했다.

대도 섬주민들이 오르내리던 좁은 산길에 넓은 보도블록으로 단장한 산책로를 보며 놀랐다.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작은 섬에 무슨 돈을 이렇게 많이 들여 보도를 깔았을까. 의아했지만 대도마을의 사연을 듣고 마음이 찡했다.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4㎞ 구간의 해안산책로는 마음의 안식을 주었다. 가는 중간 중간 형성된 공원들과 벤치는 쉼의 배려가 숨어 있다.

마을에서 만나 노인들 말대로 “힘들다 아니가~ 좀 쉬다 걷고 해야제” 하시던 말씀이 귓가에 울렸다. 어른들 말씀대로 우리 일행도 피터팬의 천적 후크 선장의 배안에서 쉼을 얻고자 했다. 햇볕이 따가워 졌지만 바람은 시원했다. 대도의 길마다 핀 여름꽃 참나리와 원추리가 정겨웠다.

 

   
 

블록길을 따라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면 걷다보니, 이순신장군 동상이 있는 정자와 2010년 폐교된 노량초등학교 대도분교가 있었던 곳에 이르렀다. 아쉽지만 폐교는 지금 금모래힐링펜션으로 운영되고 있다. 폐교 앞으로 형성된 작은 해변과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도는 공동묘지에서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섬으로 변모한 ‘농섬’과 더불어 올망졸망한 7개의 섬과 상생하고 있다. 북쪽으로 검게 보이는 무인도 ‘거부여’, 동쪽에 납작하게 생겨 ‘남딱섬’ 또는 ‘널불섬’이라 불리는 ‘광도’. 그리고 동남쪽에 있는 암초인 ‘장도’는 뱀 모양새다.

참 희한스럽게도 뱀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형상에 개구리가 먹히지 않으려고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사람들은 개구리모양의 무인도를 ‘깨구리여’라 부른다. 속절없는 개구리는 뱀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배를 침몰시켜 바친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마치 로렐라이의 요정처럼. 대도의 서쪽으로 있는 섬은 ‘변월도’, 동쪽에 있는 섬은 ‘주지도’, 마지막으로 동북쪽에 있는 섬은 ‘쪼각섬’ 이라 한다.

그 밖에 대도에서 제일 높은 산을 ‘높은 재’라 부르며, 서남쪽 봉우리의 성터를 ‘산 다무락’, 성터의 아래에 있는 소류지를 ‘도장개샛물’이라 한다. 그리고 성터 위의 골짜기에는 조개무덤이 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대도의 유산들을 모두 되짚어 보진 못했지만 섬에 어린 정신을 트레킹을 통해 느끼고자 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광양제철소와 하동화력발전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화동화력발전소가 유치되면서 대도가 달라졌다. 바지락을 캐며 평화롭게 살던 마을 주민들은 하동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어장을 잃었다.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걱정한 섬 주민들은 수년에 걸쳐 어렵게 얻은 보상금을 섬 개발에 모두 쾌척했다. 부족분은 국고지원을 받아 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이렇듯 섬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휴양관광섬 대도가 탄생하게 됐다.

 

   
 

무엇보다 휴양을 상징하는 워터파크가 중심이라 하겠다. 워터파크는 개펄을 매립한 축구장, 해수 풀장, 육지 물놀이장이 있으며 대형 워터슬라이드 등 다양한 물놀이 시설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물놀이장 주변에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는 에어바운스와 다양한 놀이시설도 있다.

대도 여행에서는 갯벌체험장도 빼놓을 수 없다. 1인당 일정금액을 내면 장화, 호미 그리고 소쿠리가 제공되고 갯벌체험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물때가 맞아야 하기에 예약은 필수다. 대도의 본섬과 부속섬인 농섬을 잇는 연륙교, 워터파크 등 엄청난 시설과 노력이 묻어있지만 정작 찾는 이들이 적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 <내가 본 진짜 통영> 최정선 작가·류혜영 기자 공동 취재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 대도 가는 길

- 자동차 : 하동 나들목 또는 진교 나들목 이용, 하동군 금남면 노량해안길 24 (하동군수산업협동조합 뒤 신노량항) 

- 대중교통(버스) : 하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진교방향 시외버스 탑승 후 신노량 정류장 하차하여 신노량항으로 이동(하동군 수산업협동조합 뒤).

- 배편 : 하동군 신노량항에서 대도아일랜드호 탑승
*대도아일랜드호 운행 시간
신노량 선착장에서 5차례 왕복 운행.
노량항 출발: 07:30, 10:00, 12:00, 14:00, 16:00, 18:00
대도항 출발: 06:30, 08:30, 11:30, 13:30, 15:30, 17:30

◈ 문의 : *하동시외버스터미널: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 중앙로 12 (T.055-883-2663)
*대도아일랜드호: T. 010-4574-1390
*대도어촌체험마을:T. 010-5028-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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