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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대한 '나눔과 봉사' 따뜻한 사회 지름길매년 자원봉사자수 증가 비해 참여율 저조

2010년 ‘G20 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계기로 세계가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우리가 지닌 사회적 가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절호의 기회이다. 대한민국 정책포털 ‘공감 코리아’는 국민 개개인의 품격과 국격을 높이기 위한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기획시리즈 ‘고품격 대한민국 프로젝트’를 15회에 걸쳐 추진할 계획이다.



‘위탁모’ 봉사에 나서고 있는 김나영씨는 지난해 10월 MBC ‘러브에스코트’ 출연 이후 틈틈이 짬을 내 동방사회복지회 신생아보호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동방사회복지회’의 신생아보호실(영아일시보호소), 이곳에 낮익은 모습의 한 위탁모가 태어난 지 한 달도 채 안되어 보이는 아이를 조심스레 안은 채 젖병을 물리고 있었다.
방송인 김나영씨다. TV 연예프로에서는 천방지축에, 속사포 수다로 ‘여자 노홍철’이라고 별명 붙었지만, 이곳에서 만난 김나영은 차분하고 인자한 ‘초보엄마’상이었다.

분유를 다 먹고 난 아이와 김나영씨의 표정에서 깊은 행복감을 찾을 수 있다. 김씨가 미혼모와 아동을 돌보는 사업을 하는 동방사회복지회에서 위탁모 봉사활동을 해 온 것이 벌써 6개월 째. 지난해 10월 MBC ‘러브에스코트’에 출연, 직접 위탁모가 돼 아이들을 돌보는 체험을 한 후 그의 봉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를 안고 분유를 먹이다 보면 제가 더 행복해 지는 것 같아요. 진짜 자주 오고 싶은데, 방송 스케줄에 쫓기다 보면 힘들어요.” 김씨는 정기적으론 힘들어도 틈날 때마다 이곳에 찾아와 젖병도 물리고 기저귀도 갈아주며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일찍 여윈 탓인지 모정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는 김씨는 위탁모 봉사활동을 통해 ‘어머니의 사랑’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됐다며, 꾸준히 봉사하면서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는 것, 또 그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잉꼬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2인1조를 이뤄 오이소박이 등 이날 내놓을 음식들을 만드는 봉사자 4명이 눈에 띈다. 안양시종합자원봉사센터가 지난해 3월 처음으로 모집해 각종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명 ‘부부봉사단 V커플’ 2쌍이다.

 

   
경기도 안양시 박달2동 사회복지회관 지하 식당. 100배석 남짓한 이 식당 부엌에서는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노인무료급식을 위한 음식장만이 한창이었다. 한명석·박현자 씨 부부(왼쪽)와 이경범·정순갑 씨 부부는 자신들이 만든 반찬을 노인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경범 씨(57, 안양시 만안구 안양3동)는 아내 정순갑 씨(57)가 ‘부부봉사단에 참여해 보자‘는 제안이 있기 전까지 봉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여기저기 봉사활동에 열심인 아내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궁금한 나머지 함께 하게 됐다는 이 씨는 지금은 본인이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몸살이 날 정도로 애착을 갖게 됐단다.

같은 부부봉사단 1기 출신인 박현자 씨(42, 안양구 동안구 범계동)는 “혼자 봉사활동 하는 것보다 남편(한명석, 46)과 함께 할 때가 더 힘이 생긴다”며, 남편의 일상생활도 봉사를 시작한 이후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집안 일은 거의 손을 대지 않던 남편이 아이들 먹으라고 김치찌개도 끓이고 설거지도 한다는 것. 무엇보다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대화할 시간도 부족했는데, 봉사하는 동안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 ‘나눔과 봉사’는 바이러스처럼 퍼진다

김나영 씨가 남모르게 위탁모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위에서도 관심을 갖고 ‘기회가 되면 같이 가자’는 연예인들도 생겼다고 전했다. 김나영 씨는 “서로 스케줄이 맞지 않아 쉽진 않겠지만,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현영 언니와 함께 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연예계의 행복 전도사역을 자임했다. ‘부부봉사단’ 박현자 씨는 남편을 봉사활동에 끌어드린데 이어, 이날은 조카(언니의 딸)에게 봉사에 대한 참맛을 일깨워주기 위해 함께 데려왔다. 이들의 사례처럼 나눔과 봉사는 바이러스처럼 퍼진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원봉사자 수는 2005년 208만3704명, 2006년 268만1193명, 2007년 327만9911명, 2008년 439만6633명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에 비해 100만명 이상 늘어난 531만9996명을 기록해 자원봉사에 대한 인식 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한국자원봉사협의회가 2007년 내놓은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정부 각부처 및 전국 시·도에 등록된 자원봉사관련 비영리민간단체와 미등록단체를 합해 최소 4만 여개의 자원봉사단체가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됐다.

또 지난해 고 김수환 추기경이 자신의 장기와 각막을 남기고 떠나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랑 나눔을 실천한 것을 계기로, 사후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서약한 사람이 1년새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1년간 전국 병원과 장기기능 등록단체를 통해 신청한 장기기증 희망자수는 18만5046명으로 2008년 7만4841명보다 2배를 넘어, 장기기증운동 시작 이래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실제 각막 기증의 경우도 지난해 11월까지 각막기증자 186명에, 353건의 이식수술이 이뤄져 전년도(2008년) 각막 기증자가 133명에 그쳤던 것에 비해 늘어났다.

한국자원봉사협의회 김종구 사무처장은 최근 나눔과 봉사 활동이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 “우리 개개인의 의식 속에 사회적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기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고령화사회 진입 등 자원봉사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학문적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등 사회적.제도적 분위기가 나눔과 봉사 확산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는 자원봉사활동을 진흥하고 행복한 공동체 건설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자원봉사활동기본법을 2005년 8월 공포하고 이듬해 2월부터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 기본법에 근거해 자원봉사활동 조례를 제·개정해 지역 실정에 맞는 자원봉사 지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자원봉사자수 꾸준히 증가…참여율은 낮아

이처럼 과거에 비해 우리나라의 자원봉사 참여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나, 자원봉사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영국, 일본 등과 비교하면 자원봉사 활성화가 더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2005년 6만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센서스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 국민의 28.8%인 6540여만 명이 연 평균 50시간 자원봉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5년도 미국 자원봉사 참여를 시간으로 계산하면 총 82억 시간으로 금액으로는 1476억 달러에 이른다.

영국의 경우도 1997년 국가통계에 따르면, 영국 국민의 48%인 약 2200만명이 한 번쯤은 공식 조직을 통한 자원봉사를 경험했으며, 비공식 자원봉사까지 합치면 74%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자원봉사자 수는 1997년 545만 명에서 2001년 722만 명으로 증가했고, 10년 전에 비해서는 1.7배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자원봉사자수도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인구대비 참여율이나 봉사활동의 연속성으로 보면 여전히 선진국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8년 기준 자원봉사 현황에 따르면, 등록 자원봉사자 439만6633명 가운데 1회 이상 활동한 사람은 44%인 193만7169명, 50시간 이상 봉사자는 5.4%인 23만6648명에 불과했다.

이창호 남서울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참여율이 높이기 위해서는 의미있고 재미있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며 “문화관광분야에서 한국방문 외국인들에게 언어·문화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 BBB운동’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BBB 통역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사진=사단법인 한국BBB운동)
2002년 월드컵 당시 방한 외국인의 언어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된 시민자원봉사 ‘BBB운동’은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비영리 법인으로 새롭게 출범, 3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24시간 휴대전화 언어통역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가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 순수성 훼손 않는 선에서 제도적 뒷받침 필요

자원봉사는 사회적 공동선 추구라는 측면에서 보면,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심각해진 이기주의와 비인간화를 치료하는 ‘명약’이 될 수 있다. 또 더불어 사는 사회를 형성하고 지역사회 내에 존재하는 사회서비스 등에 대한 다양한 욕구도 충족시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 중심으로 자원봉사를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은 계속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미국 오바마 정부는 지난해 ‘미국봉사대’(AmeriCorps) 활동을 확대하는 내용의 ‘자원봉사 장려 법안’(일명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봉사법)을 만들었다. 이 법에 따르면, 자원봉사 장려를 위해 57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지원, 현재 7만5000명인 미국봉사대를 2017년까지 25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는 우리 시민들이 보다 지속적이고 협력적이고 집중적인 노력을 통해 위대한 시민정신으로 우리나라를 다시 만들려는 작업의 시작”이라고 법 제정의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국무총리 주재로 ‘자원봉사진흥위원회’를 열어, 올해 자원봉사 인프라 구축과 자원봉사 참여 확대를 중점 추진하기 위해 국비 908억원, 지방비 558억원 등 총 1508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2010년도 국가 자원봉사진흥계획’을 마련했다. 자원봉사 통합포털서비스를 제공하고, 학생과 가족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가족봉사단’을 전국 2000개 학교에서 확대 운영하며, 해외봉사단 1000명 및 대학생봉사단 2300명 파견, 문화관광해설사 양성 등을 담고 있다.

이창호 교수는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법 기반, 국가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이 강화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민간차원의 자원봉사활동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한다면, 자원봉사가 갖고 있는 순수성, 자발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민간활동을 격려하는 수준의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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