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기획
지구촌 입맛 사로잡는 '한국음식' 만들자외국관광객 한국음식 먹지만 종류 몰라
음식메뉴판 외국어 표기 병행 필요

※ 외국인이 한국음식 잘 모르는 이유
“한국 음식이요? 물론 먹어봤죠. 조금 매웠지만 맛있었어요. 근데 이름은 모르겠네요. 한국 음식에 대해서 잘 모르거든요.”
서울 경복궁 인근에서 만난 독일인 엔 그라이너씨의 말이다. 사업차 한국에 온 그의 방문은 이번으로 두 번째. 한국 음식을 여러 번 먹어봤지만, 아직도 한식은 그에게 익숙하지 않다고 한다. 입맛에 잘 안 맞아서가 아니었다. 
“한국음식이 대체로 맛있었어요. 딱히 입맛에 안 맞거나 못 먹겠던 음식은 없었어요.” 그런데도 그에게 '한식 세계화'는 친숙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왜일까.

   
독일에서 온 그라이너씨
"한국어로만 표시돼 있어 음식 이름을 몰라요"

음식을 알리는 데에는 그 음식을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이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식의 경우 ‘입소문마케팅’이 아직 부족하다고 한다. 그라이너씨는 이는 음식 이름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에 와서 식당에서 한국 음식을 먹을 수는 있어요. 그런데 한국어로만 표시가 돼 있으면 그게 무슨 음식인지는 몰라요. 그냥 먹는 거죠. 물론 한국에서 생활하거나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이라면 음식 이름을 알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조금 매웠다’거나 ‘맛있었다’는 식으로 기억한 뒤 지나치기 십상이랍니다.”

그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국에 온 게 두 번째라는 그는 동료나 친구가 한국 음식이 어땠는지 물어보면 맛있다고는 대답하지만, 이름까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비빔밥, 된장찌개 등은 음식 이름 대신 통째로 ‘한국 음식’으로 기억할 뿐이라고 했다. 

“한국 음식을 먹어보는 것과 한국 음식을 아는 것은 달라요. 한국에 온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국 음식을 먹어보겠지만, 한국 음식을 잘 아는 관광객들은 많지 않죠.” 그라이너씨가 말했다.

“멕시코는 ‘타코’, 이탈리아는 ‘피자’ 이런 식으로 나라마다 유명한 음식들이 있잖아요. 그런 나라를 여행할 때에는 ‘이 나라를 여행할 때는 이 음식을 먹어야겠다’고 미리 생각을 하고 가요. 한국에도 유명한 음식이 있긴 하지만, 한국에 올 때 한국 음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오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거죠. ”

“맛있지만 무슨 음식인지 모르니 주문하기가 좀 그래요”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관광객들은 그라이너씨뿐만이 아니었다. 

   
 이틀리아에서 온 페브리지오씨(왼쪽)와 독일에서 온 인크리트씨(오른쪽)
“한국 음식이요? 물론 먹어봤죠. 그런데 한국 식당에 갈 때는 주로 한국인 동료들이랑 갑니다. 관광지 주변 음식점들이나 양식전문점을 제외하고는 영어로 된 설명이 없으니까요.”

이탈리아에서 온 페브리지오씨의 말이다. 사업차 한국을 방문했다는 그에게 무슨 음식을 먹었냐고 물었다. 그는 “맛있었는데, 무슨 음식인 줄은 모르겠다”며 “그냥 한국인 동료들이 추천해준 걸 먹었다”고 말했다.
함께 사업차 한국에 온 독일인 인크리트씨 역시 그 말에 동의했다.

“한국인 동료들이랑 있을 때는 한국 음식점에 가서 먹지만, 외국인들끼리 있을 때는 외국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경우가 많아요. 영어로도 표기가 돼있는 식당은 주로 피자나 스파게티, 햄버거 같은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더라고요. 한국 음식을 먹고 싶지만, 영어표기를 잘 안 해놓는 편이었어요. 안 그래도 한국 음식을 잘 모르는데 어떤 음식인지 설명까지 없으니 주문하기 힘들더라고요.”
 
마침 국립고궁박물관에 구경하러 왔던 그들은 박물관 내 음식점 '고궁뜨락'의 영문설명을 보고는 흡족해했다. 한국 전통음식마다 한국어 발음, 영어 해석은 물론이고 음식 설명까지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표기가 돼 있는 음식점들에서는 주문하기가 편해요. 외국인들끼리 가기에도 부담이 없죠.”.

▲ 한식 세계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정부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재외공관에서 한식 홍보행사를 열기기도 하고, 세계최고요리사들을 모아놓고 한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넓게 효과를 내기 위해선 작고 세심한 곳에서부터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멕시코에 다녀왔어요”라고 하면 “타코 먹어봤어요?”라고 흔히 묻듯이, “한국에 다녀왔다”고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동료들이 “비빔밥 먹어봤어요?”라거나 “김치찌개 먹어봤어요?”라고 묻는 게 특별하지 않을 정도로 한식이 세계화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한식당에서도 음식메뉴판에 외국인을 위한 표기를 병행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인이 주로 찾는 식당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한남일보  webmaster@hannamilbo.com

<저작권자 © 한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