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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묻힐 뻔한 김동진 통영시장의 기사‘김동진 통영시장 20여년 내연녀 폭로’ 기사가 나오기 까지
   
▲ 한남일보 류혜영 기자

설 연휴가 끝나고 출근한 첫날, 회사로 60대 여성이 “통영시장의 비밀결혼 기사를 보고 제보할 것이 있다”며 “할 얘기가 많으니 만나서 얘기하고 싶다”고 전화를 해 왔다.

그녀가 사는 곳은 통영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 타 지역이었고 목소리를 들어보니 심상치가 않아 본보 기자와 함께 동행해 그녀를 찾아갔다.

처음에는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뭘 부터 얘기해야 될까요? 할 얘기가 너무 많은데”라며 입을 떼고 나서 자신은 김동진 통영시장과 20여년을 함께한 내연녀라고 밝혔다.

함께 간 기자와 본 기자는 예상했던 것 보다 더 큰 사건이어서 제보자에게 “이 이야기가 기사화 되면 파장이 크니 감당할 수 없겠다 싶으면 지금이라도 그만 두라”고 인터뷰 중간 중간과 마지막까지 여러 번 확인했다.

그러나 제보자는 도리어 “소문에 의하면 일부 기자들이 통영시장 관련 기사들을 돈이나 광고비 받고 묻는다는 얘기들이 나돌던데 기자님도 광고비 받으면 기사 안 쓰는 거 아니냐”며 “원래는 OOO(메이저급) 신문에 제보하려고 했는데 김 시장의 비밀결혼 기사를 쓴 걸 보고 연락했다”고 확고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절대 변하지 않을테니 “어떤 협박이나 회유에도 꼭 기사를 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녀는 한 때는 눈물을 삼키며, 한 때는 떨리는 목소리로, 한 때는 확신에 찬 모습으로 지난 20여 년 간의 이야기를 두 시간에 걸쳐 제법 상세히 전하며 증거들도 담담히 보여줬다.

이제 김동진 통영시장에게 확인만 하면 기사는 모두 나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김동진 시장은 “4~5년 전에 모든 게 다 해결되고 정리된 상황인데 남의 사생활로 기사가 되냐”며, “(내연녀에게) 금전적으로도 충분히 보상을 했고, 관계를 모두 접고 인연을 모두 끝낸다는 확인각서까지 받았다”고 밝히며 전화를 끊었다.

이 이야기는 내연녀에게 들은 바 없어 확인 차 전화를 하니 “1여 년 전 김 시장 측근을 통해 위로금 명분으로 OO원을 받으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이것 때문에 기사가 못 나가냐”고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김 시장과의 확인 이후부터 본 기자와 본사 관계자들에게 다양한 사람들로 부터 기사를 내보내지 말라는 전화들이 빗발쳤다.

심지어 “시장이 화가 많이 나서는 기사가 나가면 제보자와 신문사 모두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거라고 까지 했다”고 전하며 “어떻게 하면 안 나갈 수 있냐”고 집요하게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결국엔 어찌된 영문인지 그렇게 확고하게 기사를 꼭 내달라고 당부하던 제보자가 별안간 “제보한 내용에 과장과 거짓이 많고 사생활이니 기사를 보류해달라며 기사화가 될 경우 명예훼손 및 손해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어떤 게 거짓이고, 어떤 게 과장이였냐고 물으니 “너무 많은 말을 해서 뭐가 거짓이고 뭐가 과장인지 모르겠다”며 “그 날은 너무 흥분해서 아무 말이나 한 것 같다”고 답변했다.

혹시나 김 시장 측으로 부터 증거도 없는 얘기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으니 제보자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거란 말을 들었다면 그녀는 겁을 먹고 그렇게 대응했을 수도 있겠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인터뷰 당시 진정성 있던 그녀의 모습에서는 어떠한 거짓과 과장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녀는 본 기자에게 몇 번이나 당부했다. “모두 사실이다. 어떤 협박이나 회유에도 기사를 꼭 써달라”고.

이에 본 기자는 제보자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어떤 협박이나 회유에도 기사를 꼭 내 보낼 거”라고.

그건 김 시장 측 뿐만 아니라 제보자의 협박과 회유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진실을 밝히고자 처음 보여줬던 용기와 확신에 찬 의지가 본 기자 뿐 아니라 제보자도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까지 통영시장에 대한 기사들이 어떤 연유에서인지 묻혔다는 풍문들이 또 다시 생기지 않도록.

 

 

류혜영 기자  hannamilb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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