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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과 새 정부 그리고 청산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5월에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로써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주권자인 국민을 상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온갖 탈법을 자행했던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키며 약 7개월간 전국의 밤하늘을 밝히며 타올랐던 촛불 혁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이제 우리 역사 속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킨 이번 촛불 혁명을 이끌어내고 완수시킨 우리 국민 의식은 정치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프랑스, 영국 등의 국민과 견준다고 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할 것이다.

그만큼 이번 대선은 분명 우리의 정치의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세계 최고의 정치 선진국으로 나아가는데 튼실한 발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번 장미대선을 통해 당선된 대통령은 촛불 민심이 짓고 불을 지핀 가마 속에서 살아남은 단 하나의 도자기처럼 강하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를 거쳐 간 그 어떤 대통령보다 민심의 단단한 지지를 바탕으로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게 됐고, 그런 만큼 지금까지 출범했던 그 어느 정부보다 강한 추진 동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직후 인 5월 10일 곧바로 임기를 시작하게 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라는 민의의 핵심은 단 하나다. 바로 적폐청산이다. 새 대통령은 줄곧 적폐청산을 공약으로 외쳤고, 국민은 그의 공약에 담긴 진심과 그 공약의 실천과 실현으로 이루어지게 될 공명정대한 사회를 꿈꾸며 열망하고 환호했다.

그리고 그 열망과 환호는 자연인 문재인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서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신분을 바꿔 놓았다. 

그러나 국민들의 선택 뒤에 펼쳐진 정치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새 대통령은 기존 대통령과 달리 취임에 앞서 정권 인수 과정을 조율할 정권인수위원회의 활동은 고사하고 발족 조차 못하고 취임했다.

따라서 이전 박근혜 정부 때 꾸려진 정부 인사들을 토대로 새로운 정부를 꾸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정권 초기 인수와 관련된 절차적 혼선이 빚어지는 것을 당분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정권 초기 혼란과 그로 인해 빚어지게 될 국정 공백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구 박근혜 정부의 공과를 정확히 구별해 청산하는, 이른바 외과적 핀포인트 교체 또는 청산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만약 이런 작업이 미진하거나 부실해진다면 이는 또 다른 분열의 시작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이런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 정부는 촛불과 탄핵 그리고 대통령 선거 운동 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운영의 묘를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는 국회 의석 비율만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국회 제1당인 민주당의 경우 과반에도 못 미치는 120석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회 내에서 각종 법안 통과를 위해 180석 이상을 요구하는 국회선진화법의 한계를 뛰어 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의석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대통합을 외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선거기간에 “정파와 지역, 세대, 계층을 뛰어넘어 국민의 역량을 결집하는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다른 당의 당적을 보유한 사람도 참여하는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의 대한민국 드림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혀 왔다. 당선 이후 정부 운영 로드맵을 고민한 결과가 해석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적폐청산 없이 어설픈 통합이나 화합은 곤란하다. 촛불 민심이 원하는 것은 불법에는 경중에 상관없이 반드시 처벌이 따라야하고, 용서와 관용은 통렬하고 진심어린 자기반성이 있은 후에만 내려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최순실의 국정논단 조사는 이제 시작이고, 박근혜 정부 이전 정부의 각종 적폐 청산은 아직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화합이나 용서는 결국 노무현 정권 비극의 데자뷰 뿐이라는 것을 새 대통령이나 새 정부는 명심해야할 것이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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