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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해서 잘못했다고 썼을 뿐인데”통영시, 시민 대하는 자세 이제는 바껴야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한남일보 류혜영 기자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14년전 시청률 50%를 넘었던 드라마 대장금에 나온 유명한 대사 중 하나다. 음식에 설탕을 넣었다며 맛을 보라 했는데 장금이만 설탕이 아니라 홍시맛이 난다고 말한다.

왜 그리 생각하냐는 질문에 위의 대답을 한다.

지난 달 공무원 향응 수수 관련 기사<본보 2017년 4월 17일 1318호 ‘통영시 공무원, 직무관련업체로부터 향응 제공 적발’ 기사 참조>가 나가자 통영시 공보감사담당관 실장이 본보 편집국장에게 전화해 “류 기자는 통영시에 억한 감정이 있냐”며 “왜 자꾸 통영시 행정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쓰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자신들의 잘못은 반성할 생각을 안하고 기사를 쓴 본 기자를 원망하는 꼴이다.

왜 비판 기사를 쓰는지 모르겠다니… 없는 얘기를 지어낸 것도 아니고 제보나 취재에 의해 쓴 기사들을 비판 기사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

“잘못해서 잘못했다고 썼을 뿐인데 잘못했다고 어찌 썼냐고 하시면…”이란 말이 절로 나와 뜬금없어 보이는 장금이의 대사로 말문을 열었다.

기사가 잘못 된 것도 아니고 감사원 결과를 그대로 적었을 뿐인데 “왜 통영지역 다른 언론들은 안쓰거나 내린 기사를 혼자 써서 곤란하게 만드냐”며 따지는 담당 공무원들의 언사가 지나쳐 보인다.

따지려면 기사 하단에 있는 의혹제기 부분을 따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상하다는 생각 마저 든다. <본보 2017년 4월 21일 1319호 ‘공무원 향응 제공 논란, 누가 더 나쁜가’ 기사 참조>


“사업부서라서 정보공개에 소극적인 태도 취했을 수도 있다”?

지난 17일자에 보도된 ‘통영시 밀실행정, 해도해도 너무해’ 제하 기사에도 통영시 공보실장은 본 기자가 대답하기 곤란한 사업부서를 대상으로 취재 하다 보니 해당 공무원들이 조심스러워 정보공개에 소극적이었을 수도 있었는데 ‘밀실행정’이라고 까지 할 건 없지않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사업부서라면 더욱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투명한 행정을 펼쳐야 할 텐데 공보실의 해명이 더욱더 의혹을 증폭시킨다.


“왜 다른 언론들은 안쓰거나 내린 기사를 혼자 써서 곤란하게 만드냐”며 따지는 공무원들

지난 김동진 통영시장 내연녀 기사<본보 2017년 2월 8일 1289호 (부제)‘김동진 통영시장 20여년 내연녀 폭로 기사가 나오기 까지’ 기사 참조>에 대해서도 시장과 일부 공무원들의 반응이 마찬가지로 왜 썼냐며 의도를 의심하거나 오히려 기자에게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행정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한 기사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반응이니 기사를 쓸데마다 ‘미움 받을 용기’를 내는냐 ‘조금 비겁해지고 편하게 사느냐’의 귀로에서 자기검열에 빠지는 내 자신을 볼 때마다 “내가 이러려고 기자가 됐나” 자괴감 마저 든다.

지금 통영시 행정의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많은 사건들을 따라가다보면 일련의 사람들이 늘 연관되어 있다.

본인들이 잘못 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들인데다 본인들이 저질러 놓고 취재를 하거나 기사가 나가면 오히려 기자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오니 아가사창(我歌査唱:내가 부를 노래를 사돈이 부른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책망을 들을 사람이 도리어 큰소리 침을 이르는 말)도 유분수(有分數)다.


진정성 없는 일말의 사과 조차 없는 통영시 수장과 공무원들의 시민 대하는 태도 이제는 바껴야

특정기업과 개인을 위한 특혜가 의심스러운 일련의 행정처리들에는 늘 정보공개 거부, 공무원들의 밀실행정 처리, 비정상적인 행정절차 등이 눈에 띄었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행정력을 남용한 더러운 뒷거래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은 행정적 문제라도 지적하고 견제하는 차원에서 기사를 쓸 뿐인데 적반하장 격 반응에 당혹스럽기 까지 하다.

물론 이런 본 기자의 지적들이 청렴하고 성실히 일하는 공무원들에게는 억울하겠지만 지금 통영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공무원들이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높다.

더불어 언론에 대해서도 행정과 시의회 등을 견제하는 나팔수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며 불만이 커질 만큼 커져 있다.

대한민국과 경상남도 적폐 정치인이 물러가니 좀 살 맛 난다는 시민들은 지방행정과 지역의 적폐도 청산할 때가 됐다고 하소연을 한다.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뭐냐는 설문 조사에 응답자 80%가 적폐청산이라고 했다는 소식과 새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며 하루 빨리 청산의 청정한 바람이 대한민국 땅끝까지 불어주길 간절히 바란다.

류혜영 기자  hannamilb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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