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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 인터뷰>“원문성 첫 조사 오류 인정하지만 책임 전가는 부적절”2004년 통영시 문화유적분포지도 조사 책임연구자 인터뷰
“개발허가 전 지표조사 했을 터, 그때 안나왔다고 분포지도 문제 삼는 건 곤란하다”
통영시청 전경 사진.

통영 애조원지구 아파트 개발사업 지구내 원문성 유적이 발견됨에 따라 원문성을 보존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지만, 시행사 무전도시개발(주) 측은 개발허가에 문제가 없었다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통영시가 개발허가 당시 2004년 발표한 OOOO연구원의 ‘문화유적분포지도-통영시’ 자료에 의해 허가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에 당시 책임연구자의 의견을 들어봤다.                                                            - 편집자주


Q. 2004년 경남발전연구원에서 조사한 원문성 위치를 현재 발굴된 위치가 아닌 동서로 표기 하게 된 이유
A. 2003년 조사 당시 원문성이 있다고 인지한 것은 조선후기 지리지에 나온 기록을 통해 확인을 했다. 그 전 까지는 사실 원문성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었다.

조사당시 원문성은 외성의 개념이기 때문에 통영의 길목을 차단하는 이유로 축조됐을 것이라는 추측 하에 원문 쪽으로 가서 마을 분들에게 탐문조사를 했는데 그때 해병대 통영지구 전적비가 있는 원문공원 쪽에 석벽이 있다고 해서 가보니 마침 능선 마루금을 따라 면석들이 많이 있었다.

또한 대형 관문성들은 능선 중간에 통로를 차단이 목적이기 때문에 날개식으로 축조했는데 마침 그렇게 보였다. 그때 당시는 능선을 따라 원문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을 했다.

저희는 원문성이 죽림만 쪽으로 축성됐을 것이라고 생각을 제대로 못했다. 현재 통영서울병원과 동원중·고등학교 쪽으로 성이 뻗어갔을 것이라고 추측을 했다. 그래서 지도에 양쪽 날개 처럼 표시를 했다.

사실은 그 이후에 병원과 학교 공사할 때 성곽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현장에 가 보기도 했는데 나오지 않아서… 지표조사의 한계때문에 놓친 부분은 분명히 있다.

이(문화유적분포지도-통영시) 보고서가 나오고 나서 3년인가 뒤에 미국에서 통영 고지도가 경매로 나와 통영 분이 샀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고지도를 찾아보고는 아차 싶기도 했다.

Q. 문화재청 차원이나 다른 연구기관 또는 통영시에서 재조사를 할 만한 기회가 없었는지
A. 분포지도 만들 당시에는 참고할 자료가 없었지만 이후에 고지도가 나왔으니 저라도 관심을 가지고 통영시에 재조사를 요청한다거나 문화재청에 분포지도가 잘못 된 것 같으니 재조사 또는 수정을 요구했으면 좋았을텐데 그 당시에는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다.

Q. 문헌학자 측에서는 문헌에 원문성이 죽림만에서 북신만 쪽으로 성이 축조됐다고 나와있다고 하던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몰랐는지
A. 변명을 하자면 1년 안에 통영시 전체의 유적을 조사해 지도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원문성 자료만 자세히 찾아 조사할 여건이 안됐다. 여지도도 봤긴 했지만(확인을 못했고) 매장문화재 조사는 지상에 노출된 부분을 통해 땅속에 뭐가 묻혀 있을까를 추정하다 보니 드러나 있지 않은 것을 배제한 부분도 있다.

고지도를 미리 파악했다면 (그 쪽 방향을 중점으로) 남쪽에 일정 부분 드러나 있는 성곽을 지표조사를 통해 찾아내고 기록에 있는 것처럼 해안까지 성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을 텐데 면밀하게 조사 못한 부분이 있었다.

Q. 지난 5일 국보학술문화연구원에서 한 원문성 관련 유적발굴조사 학술 자문회의에 참석한 A 자문위원이 70년도 대학원 시절에 죽림쪽에서 성곽이 발견됐지만 도로공사 등의 이유로 묻었다고 하던데 학계에는 보고가 안된 것인가
A.
 그런 사실은 잘 모르겠다. 2004년 보고서 작성 당시 통영성에 대한 많은 자료들을 입수를 해서 검토를 했는데 그런 기록을 본 적이 없었다. 자료 수집이 미흡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 당시 자료에는 못 봤다. 있었다면 분명히 참고를 했을 것이고 그렇게(동서 표시) 표시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Q. 통영시나 시행사에서는 2004년에 제작된 ‘문화유적분포지도-통영시’를 기준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하는데
A. (웃음) 그 분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지만 사업 추진 전에 여러가지를 고려했으면 좋았을텐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문화재 분포지도를 만든 목적은 전국에서 여러가지 토건 사업과 개발이 일어나는데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고 해서 전국 지자체 단위를 대상으로 1년동안 조사해서 문화재청이 취합한 자료다.

문화재를 미리 파악하고 있다가 다음에 개발 신청이 들어오면 관련부서에서 거기에는 문화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정밀조사를 미리 한다든지 허가를 제한적으로 한다든지 하기 위한 참고자료다. 이 보고서가 절대적 신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애조원지구 개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이미 시행 전에 그 구역 내 지표조사나 환경영향평가 조사를 실시했을 것이고 각 관련 부서에 통보했을 것이고 문화재 관련 부서에서도 이(유적지도) 보고서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자료들을 통해 원문성 위치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 인근에 문화재가 있을 수 있으니 정밀조사를 하라고 했을 것이다.

현 개발 구역이 3만 평방미터 이상이면 전체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표조사를 전체적으로 했을 것이다. 지표조사를 했는데도 못찾은 것일 수는 있다. 만약 발견 됐다면 분명 조치가 있었을 텐데…

나중에 터파기를 통해 찾았는지 표본조사나 시굴조사로 찾았는지는 모르겠는데 이제 드러나니까 누구의 책임이냐 따지기 시작하다가 보니 저희 조사기관에 불똥이 튄 것 같다. 어쨌든 지표조사에서 못 찾은 책임도 있고, 통영의 여러 역사학자나 통영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 통영시나 문화재청에 문제제기를 해서 원문성을 찾아보는 노력도 있었어야 한다. 누구 잘못이냐고 한다면 모두의 공동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지도가 나왔을 당시나 통영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누구라도 관심을 가지고 미리 조치를 취했다면 이렇게 까지는 안됐을텐데 안타깝다.

Q. 원문성 발굴 현장 사진과 고지도들을 보신 소감은
A. 한마디로 유례가 없는 것 같다. 놀란 것은 여지도에 원문성이 뚜렷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이전에 흑백사진으로 봤을 때 소홀히 본 것 같은데 지금까지 제가 알고 있던 관문성 축조 입지방식에 너무 꽂혀있었는지 여지도에 나타난 원문성을 정확히 인지 못했다.

다른 고지도에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그려져 있고, 조사된 사진을 보니까 거의 해안선까지 길이가 100m 가까이 남아 있는 것을 보니 고지도에 그려진 것들과 거의 일치한다. 이전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에서 못 벗어난 것 같다. 그때 당시 여지도라도 신경써서 봤으면 분포지도에 줄을 그리(동서) 긋지 않고 ‘향후에 고지도 모습대로 양쪽 해안선까지 성곽이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지표상에 드러나 있는 부분은 이런(원문공원 쪽 능선) 부분인데 이해하기 어렵다’정도로만 썼으면 됐을텐데 그때만 해도 지표상 보이는 것만 가지고 믿은 것 같다.

지금 원문성 사진을 보니 그때 본 능선의 석축은 원문성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관문성이 몇개 없는데 모두 계곡을 따라 날개 형식으로 능선을 막고 있다보니 착각을 한 것 같다. 묘하게 그때 능선의 석축을 발견했다가 보니 원문성의 일부로 착각한 것 아닌지.

Q. 5일 학술자문회의에서 A 자문위원이 “외적을 막는 성벽으로 보기에 조잡하다. 원문성으로 보기 어렵고 목장성 수준의 성곽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견은
A. 그 분이 어떤 의미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목장성이란 말씀은 아닐테고, 남아 있는 성벽의 축조수법이나 잔존 상태가 높지 않다보니 규모가 목장성 정도라는 얘기지 설마 목장성이라는 뜻은 아니었을 것 같다.

Q. 그날 A 자문위원이 “이 정도는 보존할 가치가 없으니 아파트 개발사업자에게 피해가 되면 안되니 기록해놓고 묻어라. 30년 뒤 아파트 재개발 할 때 통영시가 돈 많이 벌어 복원해라”라고 말씀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A. (웃음) 몇 년 뒤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30년 뒤라… 땅에 묻으라고 했다면 보존이 가능하다는 얘기인데 기술적·제도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고려해봐야 할 문제.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단 원문성은 지켜놓고 시행사의 이익 보전이라는 문제는 따로 논의해봐야 하는 것 아닌지. 그렇다고 어느 한 쪽만 양보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서로 지는 싸움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행정에서 균형을 잡고 지혜롭게 해결해 주길 바란다.

Q. 시에서는 2004년 조사 지도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한다
A. 시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개발허가를 하려면 당연히 지표조사를 했을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우리 조사만 가지고 문제를 삼는 건 문제가 있다. 제 입장에서는 시가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좋을 수도 한편으로는 나쁠 수 있다. 우리 조사를 이렇게 전적으로 사람들이 신뢰를 해주는구나 하고 기쁜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원죄를 우리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 밖에 안되니까… 그럼 우리 조사원들은 겁이 나서 일을 못한다. 지금은 서로가 책임 공방을 할 것이 아니고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고민해봐야 한다.

류혜영 기자  hannamilb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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