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한남칼럼
이상적 보수정치, 변화에서 찾아야중부취재본부 국장 김선환
중부취재본부 국장 김선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조선일보의 초청으로 최근 방한했다. 그는 서울서 열린 ‘제8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sian Leadership Conference)’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온정적 보수주의’를 내세우며 당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이끌던 노동당을 제치고 13년 만에 보수당의 재집권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44세의 나이에 영국 총리의 자리에 올랐으며 2015년 총선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국민투표 공약으로 내걸어 재집권에 성공했다.

온정적 보수주의의 시초는 2000년 11월 당시 공화당의 부시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건 캐치프레이즈이지만 현실에서 제대로 꿏 피운 인물이 게머런 전 총리다. 국내에서도 일부 정치인들이 이 주의를 주장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이 주의는 유럽형 복지국가가 높은 조세부담으로 경제활동과 자유를 침해받아 기업과 개인의 경제의욕을 저하시킨다고 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세감면을 통해 경제의욕과 경제활동의 자유를 증진시켜 기업가 등이 자신의 소득을 스스로 사회에 환원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 양극화 문제 등을 해결한다는 정책노선이다.

개머런은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인 영국 보수당도 변신을 통해 현대 영국에 맞는 보수당이 됐다”며 “보수주의의 특징은 뭔가를 지키고자 한다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주의도 시대 변화를 인식하고 시대에 발맞춰 변화할 때 유권자들의 표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그는 자유무역과 자유시장경제, 글로벌시대 등 ‘초(超)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기존의 통념이 미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등장한 ‘스트롱 맨’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며 초 불확실성의 시대를 ‘통념이 무너진 시대’로 정의했다. 그 원인의 배경에는 빈부격차 등 경제와 문화, 그리고 세계화 등 복합적 요인이 있음을 지적했다.

스토롱맨들은 주로 이런 문제의 해법으로 포플리즘의 단기처방전을 나오지만 생명력이 짧고 이내 한계에 부딪히는 결과를 초래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한 낮의 봄꿈’같은 것임을 국내·외 역사는 두고라도 현재 그리스와 베네주엘라 등을 통해 절감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식에 따른 예로 캐머런 전 총리의 얘기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 그는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미국 공화당은 대선에 계속 패배한 뒤 중도화되기보다 더 우경화됐다. 그래서 한 번의 선거는 이겼지만 장기적 해답은 아니라고 본다”며 “극우가 돼서 잠시 기분이 좋고 한 번쯤 선거에 이길 수는 있겠지만 결국 국민들로부터 더 멀어질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미국이 당면한 정치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정곡을 찔렀다.    

그가 참석한 이번 콘퍼런스에서 주장한 내용들을 정리하면 과거 지향적이고 낙후된 보수의 이미지를 탈피, 시대적 상황에 맞는 정당으로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변화가 절대적 전제조건으로 보여진다. 지켜야할 소중함을 위한 변화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이다.

그는 대표가 됐을 당시 영국 보수당은 사회 현실을 잘 모르고 시대에 뒤처졌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으며 특정 주제와 관련된 보수주의에만 집착했다고 대담에서 말했다. 보수당 재건을 위해 기후, 환경, 사회적 변화 같은 시대 상황에 따른 혹은 블루오션적 크고 작은 각 이슈를 선점하고 당을 개혁한 것이 영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음을 회고 했다.

그러나 개머런은 브렉시트를 통해 재집권은 성공했지만 ‘뜨거운 감자’인 브렉시트로 인해 총리직에서 사임하는 아이러니를 낳은 인물이기도 하다. 포플리즘을 가장 경계하면서도 포플리즘의 유혹에 무너졌다. 영국의 이익을 위한 보다 큰 정책을 두고 재집권에 대한 과욕이 낳은 결과로 보여진다.

그는 양날의 검과 같은 포플리즘의 칼날에 스스로 베인 대표적 정치인이다. 그럼에도 불구, 그의 뛰어난 정치력과 정책은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보수 진보를 막론, 이상적 국가를 향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큰 몫을 한 것은 분명하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저작권자 © 한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