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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

 요즘 사람들은 이치에 합당하지 않은 말을 ‘개소리’라고 스스럼없이 칭하곤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주위에서 개가 짖으면 ‘개소리’라고 하지 않고 개가 짖는다는 표현을 더 자연스럽게 쓴다는 것이다. 즉, 개소리가 현재 사회에서 단순히 개가 짖는 소리가 아니라 일종의 욕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반증 아니냐고 주장한다면 무리일까?
 욕으로 쓰일 때의 개소리가 함유하고 있는 뜻과 유사한 표현을 꼽으라면 ‘얼토당토않다’를 꼽고 싶다. 이는 누군가의 발언이 전혀 이치에 합당하지 않거나 아예 관계없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결국 요즘의 개소리는 누군가의 발언이 말도 안 되고, 도무지 터무니없고, 남을 기만하거나 속이려는 의도가 빤히 보일 때 그 발언을 한 당사자에게 사용되고 있는 매우 저열한 욕(?)인 것이다.
 요즘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들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당연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다.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지금 시점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와 관련된 이른바 ‘논두렁 시계’와 관련된 사실을 밝히면 다칠 사람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 발언이 이명박 前 대통령 시절의 국정원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로 노무현 망신주기 지침’ 을 이인규에 전달했다는 보도와 맞물려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논두렁 시계’사건이란 무엇인가? 이 사건으로 인해 평소 청렴하고 강직한 정치인이자 인권 변호사 그리고 불편부당한 권력에 항거하고 서민에게는 벗으로 여겨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단숨에 부패한 권력자로 변질시켰음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된 사건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서민에 헌신했던 자신의 삶을 비극적인 투신자살로 마침표를 찍고 말았다. ‘논두렁 시계’가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을 초래한 단초였음을 그 누구도 감히 부인키 어려울 것이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시절인 2009년 4월22일 KBS가 ‘명품시계 수수’를 보도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열흘 전인 SBS가 2009년 5월13일 ‘권양숙 여사가 당시 박연차 회장에게서 받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취지의 보도 했는데, 이 보도 과정에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과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이 관여한 정황을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밝혔다는 것이다.
 만약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밝힌 대로 이른바 ‘논두렁 시계’사건관련 보도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의 합작품으로 드러난다면 이는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천인공노할 정치공작이자 정치적인 살인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살을 한 것이 아니라 자살을 당한 셈이 되는 것이다. ‘지금 '논두렁 시계' 밝히면 다칠 사람 많다’고 국정원 TF에 진술한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의 발언을 한마디로 얼토당토 않는 개소리라고 한다고 한들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이유다. ‘논두렁 시계’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국민과 언론을 향해‘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나서 보니 그때 밝힌 법과 원칙은 원세훈의 국정원이 제시한 노무현 전 대통령 망신주기 가이드라인이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논두렁 시계’와 관련된 사안을 밝히면 다칠 사람이 많다는 발언이 개소리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이는 한 마디로 수사를 계속하면 그냥 있지 않겠다는 협박에 지나지 않ᄃᆞ. 작금은 그런 협박이 통하는 시절이 아니다. 과연 이인규 전 부장이 말한 다칠 사람 중에 현 정부에 몇 사람이나 연루되어 있는지 몰라도 국민들은 말한다. 괘념치 말고 까발리라고. 너른 마음으로 이해한다고 말이다.
  ‘논두렁 시계’사건으로 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목숨을 버려가며 무죄를 주장했고, 국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었고,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투사이자 민주화의 산 증인을 잃었다. 그런 대역죄를 저지른 범인들에게 의리를 지키려고 하는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에게 묻고 싶다. 그대가 지켜야할 것은 국민에 대한 신의(信義)이지, 범죄자에 대한 의리가 아니라고. 그리고 용기를 내서 고백하시라. 온 국민이 격하게 그 고백을 환영할 것임은 명명백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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