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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강병국본부장
강병국 본부장

문무대왕의 바다는 죽어서도 적들의 침략을 무찌르겠다는 순국의 바다이고, 이순신의 바다는 적을 모조리 수장시켜야 하는 애국의 바다다. 진해(鎭海)바다는 이름 그대로 진압하는 바다이기에 해군교육사령부, 해군기지사령부, 해군작전사령부, 해군사관학교 등 해군과 관련한 기관이 대부분 있는 해군의 고장이다.

호국의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7월 7일 저녁 7시 진해야외공연장에서는 동물원 데뷔 20주년 기념콘서트가 1천여 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광석, 김창기, 박경찬, 박기영, 유준열, 이성우, 최형규 등 일곱 명의 대학생들로 구성된 그룹 동물원은 ‘거리에서’, ‘변해가네’ 등이 담긴 첫 앨범의 빅히트 이후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가 담긴 2집 앨범을 연속 히트시킴으로써 젊은 층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0년 김광석의 솔로앨범 발표와 멤버의 축소로 잠시 위기를 맞는가 싶었지만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가 수록된 3집 앨범이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음으로써 롱런의 기반을 다졌다. 1992년 4집, 1993년 5집을 발표하고 1996년 ‘널 사랑하겠어’가 담긴 6집을 히트시킴으로서 그들의 잠재력과 음악적인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1996년 원년멤버인 김광석의 죽음 와중에서도 그들의 음악세계는 결코 작아지지 않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농익어가는 느낌이었다. 예술경영학 박사인 박기영(피아노), 문리학 석사인 유준열(기타), 편곡 및 영화음악가인 배영길(기타)의 보컬이 어우러지는 단순한 구성은 그들의 약력이 보여주듯, 학구적이고 탐구적이며 깊은 서정성을 안겨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김광석이 동물원의 멤버로 계속 활동하고 있었더라면 ‘이들 멤버들이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게 하는 무대였다. 그들은 절규하듯 목 놓아 노래했다. 무대와 청중이 하나가 되었고 한여름 밤을 꿈으로 장식했다. 지칠 줄 모르는 열창과 청중들의 탄성은 꿈결 같은 콘서트로 열대야를 식히고도 남았다. 혼을 바쳐 부르는 듯한 노래와 마음을 모아 지르는 함성이 저토록 숭고하게 들린 적도 일찍이 없었다.
 
우리는 음악을 통해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고, 하나가 될 수도 있으며, 진정한 휴식과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동물원이 이를 보여 주었다. ‘하늘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워우 너를 사랑해’의 한동준이 게스트로 나와 ‘너를 사랑해’를 부를 때는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7시에 시작된 콘서트는 9시 40분에 막을 내렸다. 김광석이 그 자리에 없다는 사실이 음악회를 슬프게 했다. 세월이 흘러 원년멤버는 비록 박기영, 유준열 두 명 밖에 없지만 배영길이 가세해 힘을 얻고 있다. 이들이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면서 사람들의 가슴속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는 한 우리는 그들의 서정성 짙은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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