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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동네축제’ 전락한 거제대구수산물축제 이대로 좋은가제12회 축제에 대구는 안보이고 공연열기도 ‘미지근’
유일한 대구 활용 ‘대구떡국시식 코너’는 형식적 운영
개막식에도 대부분 부스는 문 닫아 행사취지 무색
축제 개막식에서 변광용 거제시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불꽃 버튼을 누르고 있다.

◇ 거제 인사 총원된 개막식

“외지사람도 많이 오고, 고기도 많이 팔고, 거제대구 홍보도 돼야 하는데, 전부 줄어드니 다음부터는 대구축제 안해야 되겠다”
외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한 어민이 거제대구수산물축제를 바라보며 한 푸념이다.

지난 22일 오후 5시30분 ‘제12회 거제대구수산물축제’ 개막식이 열린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외포항.
외포항은 겨울바다의 보물이자 진객이며, 거제시어(市魚)인 대구를 경매하는 거제수협외포어판장이 있는 곳이다.

대구는 외포해역을 중심으로 겨울철 거제바다에서 잡히는 대표적 어종으로 매년 12월부터 1월 사이가 그 맛이 최고이며, 날씨가 추워질수록 어획량도 증가하고 대구의 얼큰함과 그 진맛도 깊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곳 외포항에서 거제대구수산물축제가 12회째 열리고 있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변광용 거제시장과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 김성갑·송오성·옥은숙 도의원, 시의원 등을 비롯해 주민, 관광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막식에서 김용호 축제추진위원장은 “축제를 계기로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며 “출항 때마다 풍어를 기원한다. 이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자원봉사자와 지역민, 관광객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보고, 먹고, 즐기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대구를 좋아하신다고 하는데 거제 대구를 드셨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냈다.
변 시장은 이어 “내년에는 봄의 기운과 함게 훈풍이 불어 거제 경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거제 경제를 살려, 살맛나는 거제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은 “인터넷에서 ‘대구 축제’를 검색해 보니 가덕도 대구가 머리에 올라와 있어 자리를 뺏기는 것 같아 아쉬웠다”면서 “수산인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서 거제 대구의 우수성을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옥 의장은 “오늘이 밤보다 낮이 길어지는 시작인 동지다”면서 “내년에는 더 나은 한해가 되기 위해 앞장서 달리겠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축제 공연에서 댄스 가수들이 열창하는 모습.

◇ 행사 주제 ‘대구’는 뒷전…개막식 때도 부스는 문닫아

22일 오후 4시부터는 7080 페스티벌, 5시30분부터 개막식 이후까지 이어 열린 트로트콘서트에는 지원이, 진달래, 윤수현, 딴따라 패밀리 공연이 이어졌다.
개막식에서는 레이저빔까지 동원한 다양한 색체의 멀티미디어 불꽃쇼도 열렸다.

축제 시작을 알리는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개막식 중간에 내빈들이 자리를 뜨고, 인기가 별로 없는 가수들이 출연하자 7시 쯤에는 참석자들이 절반 가까이로 줄어들었다.

개막식은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따라서 개막식 때는 축제 주제에 맞는 부스 등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개막식이 열리는 시간에 대구 및 수산물을 판매하는 대부분의 천막 부스는 문을 닫아 썰렁한 분위기 마저 들 정도였다.
대구떡국시식코너는 본행사인 개막식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거제농산물시식판매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공연이 마치면 참석자들이 대구 및 수산물에 대한 맛볼거리와 구경거리가 있었어야 하지만, 행사장은 거의 문을 닫아 공연을 관람하러 온 것에 불과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것도 지역민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수산물과 농산물을 테마로 하는 축제장에는 이를 활용한 각종 요리 등이 선보여 관광객들이 입맛을 사로잡고 있지만 이번 거제대구수산물축제에서는 ‘대구 무료떡국 나누기 시식장’이 전부인데다 그나마 형식적이고 일찍 마감해 이곳을 찾은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실망감만 안겼다.
행사 목적에 벗어나도 너무 벗어났다는 후평도 나왔다.

◇ 대구 축제장에 대구가 없었다

외포수협어판장 한 중매인은 “호망협회에서 2개 팀으로 나눠 행사기간에 맞춰 3~4일 전부터 망을 내려놓고 있는데 대구가 많이 잡히지 않았다”면서 “날씨가 푸근해 그런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간에 잡힌 대구는 경매를 거치지 않고 일반인에게 경매가격의 절반 가까운 가격에 직판을 한다.

거제수협외포구판장 경매인은 “축제시기의 날씨가 따뜻해 대구는 물론 아구와 메기가 절반도 잡히지 않고 있다”면서 “축제 기간에는 경매를 하지 않는다. 대신, 잡힌 대구를 축제 참여자들에게 반값정도에 직접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대구가 잡히지 않아 축제 첫날 400~500마리, 이튿날 300마리 정도 밖에 직접 판매할 수 없었다”며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경매이벤트 진행에서도 20마리 정도만 이벤트 경매를 했다”고 전했다.

그것도 1인당 1마리 밖에 살 수 없었다.
지난해에는 최소 2마리에서 10마리까지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이 비하면 턱없이 출하 대구가 적었다.

이로 인해 첫날은 오후 2시30분께, 둘째 날은 낮 12시께 직판행사가 마무리돼 이후 시간에는 축제 행사장에서 거의 생대구를 구경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때문에 건대구를 구매하거나 구경하며 지나치는데 그쳤다.

외포항에 있는 한 횟집 주인은 “지난해 보다 축제장을 찾은 인파가 많이 줄었다”면서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반으로 줄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주인은 “조선업 경기 등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은 점도 있겠지만, 홍보가 부족해 외지인이 거의 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경기 탓에 평상시에도 이곳을 찾는 손님이 적었는데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홍보도 했지만, 축제 참가자가 지난해에 비해 적은 것을 사실이다”면서도 “레이저 불꽃놀이와 부스설치 등 여러 면에서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자평했다.

유일한 대구 관련 음식 코너인 ‘무료대구떡국시식 코너’가 짧은 시간만 운영돼 형식적이란 지적을 받았다.

◇ 대구·수산물 행사도 미진…그나마 형식적

맨손활어잡기는 5000원의 참가비를 받고 참여할 수 있도록 했지만 그것도 2일 중 하루 한차례가 고작이었다.
참여자도 하루 40명 정도에 그쳤다. 활어잡기에 넣어 놓은 고기는 대구 1~2마리에 잡어 수준이어서 참여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 2일차인 23일 오후 3시쯤 유일한 대구 관련 음식 코너인 ‘무료대구떡국시식 코너’ 등은 아예 플래카드까지 떼고 철수하다시피했고 바로 옆에 있던 거제특산물 코너도 마찬가지였다.

23일 오후 연말 트로트 콘서트가 열렸지만 인파를 모으는데 실패해 맥이 빠진 상태로 진행됐다.

◇ 시장·도의원·시의원, 대접받으려 참석헀나

개막식이 열린 22일 오후 5시30분에 열린 축제 개막식에 변광용 거제시장을 비롯해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 도의원, 시의원 등 20여 명의 내빈이 참석했다.
개막식 도중 불꽃쇼가 끝나자 내빈들은 일제히 축제장을 빠져나가 축제장 옆 모 횟집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이 음식점에서 탕을 곁들인 1인당 3만 원 상당의 코스요리와 술을 함께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23일 오후 이 음식점을 취재한 결과 참석자들 가운데 음식값을 지불한 인사는 없었다.
음식점 관계자는 “축제위원장과 사무장이 알아서 처리하지 않겠느냐”고 답변했다.
축제 지원을 담당하는 거제시의 한 관계자는 “축제에 참석한 내빈들의 식사 정도를 주최 측에서 대접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느냐”고 답변해 식사대접이 관행화 돼 있다는 인상마저 지울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한 도의원은 “이날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해 따라 갔는데, 저녁값이 그렇게 비싼 줄 몰랐다”면서 “보통 농산물이나 수산물을 주제로 한 축제장에는 주민들이 이를 소재로 한 각종 음식 코너들을 운영해 시장이나 의원들이 이 음식을 팔아주는 것이 상례이지만, 대구 축제에서는 이런 장터 등이 없어 따로 저녁을 먹은 것이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이번 축제를 통해 조금이나마 어려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거제수산물 홍보를 통해 어업소득증대에도 많은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1억 원 가까운 보조금이 지원된 이 거제대구수산물축제는, 외지인과 관광객 등을 불러들이기 위한 기획에서부터 진행에 이르기까지 특화·기획된 축제로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 이곳을 찾은 거제시민과 일부 관광객들의 평가였다.

축제 관람객들의 모습.
축제 경비의 대부분이 지출된 가수초청 공연이 후반부가 되자 관람객 절반 정도가 빠져나가 의자가 텅 비었다.
한 중매인이 운영하는 대구 판매장에서 손님이 주문한 대구를 손질하고 있다. 축제장에서 유일한 곳이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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