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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론화하는 노인 연령 기준
논설위원 정민화

정부가 노인연령 기준을 만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4일 저출산 고령사회 위원회 제2차 민간위원 전체 워크숍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조정하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공론화 논쟁에 불을 지핌으로서 향후 갑론을박의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며, 단순한 숫자상의 상향에 그칠 일이 아니기에 각 분야에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노인 연령이 상향되면 기초연금 장기요양보험, 지하철 무임승차와 같은 복지 혜택 기준도 올려야 하며 국민연금 수령 시기도 늦춰질 공산이 크기에 고령층의 저항이 예상되며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풀지 못하면 사회적 갈등만 증폭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오는 2025년경이면 우리나라는 인구의 20%가 65세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지난 2017년 노인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으면서 고령사회에는 이미 접어들었다. 저출산 문제까지 겹치면서 15세~64세에 해당하는 생산가능 인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노인 연령기준을 높이면 생산가능 인구를 늘릴 수 있고 노년층을 부양하는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은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인 일자리 복지정책이 부실한 상황에서 노인 연령 기준만 상향될 경우 빈곤층이 확대되고, 빈곤에 대한 개인의 책임만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49.6%로 세계 1등이며, 노인 자살율도 세계 1등이다. 이렇게 복지가 빈약한 상황에서 노인 연령을 상향시키게 되면 65세에서 69세에 이르는 180만 명 정도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게 된다.
공무원, 공공기관에 국한해서 정년이 60세이고, 민간 기업에서는 50세가 넘으면 대부분 나온다. 지금 노인연령을 70세로 올리게 되면 55세에 직장을 그만둔 사람은 연금을 받기까지 15년의 공백기간이 생겨 심히 우려된다.
또한, 퇴직금을 받거나 노후자금으로 치킨집, 커피숍 같은 자영업에 많이 뛰어들게 되는데 대부분 1년 안에 망한다. 결국 노후 파산이 되어 의지할 데가 없어진다. 이럴 경우 유일한 희망이 기초연금, 노인 일자리인데 노인연령을 70세로 올리게 되면 혜택을 받는 시간이 늦어지기에 빈곤이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복지제도를 보완하는 등의 선행조치들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초고령 사회 진입과 저출산문제로 인해 미래세대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때문에, 청년세대에겐 기초연금과 복지혜택이 당장은 먼 이야기처럼 보이고, 오히려 당장내는 세금의 부담이 걱정이지만 나도 노인이 되면 저정도 연금을 받고 복지혜택을 받을수 있다는 모델이 생기면 기꺼이 세금을 낼 수 있다고 볼 수 있기에 바람직한 복지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단순히 정부가 재정을 아끼기 위한 측면에서 연령을 상향할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제도적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
국가나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고려한 여러가지 방안이 논의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다.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 노인인력의 활용은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 유지에도 필수적이다. 노인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으면 다른 논의자체가 무망해진다. 노인에게 적합한 다양한 일자리 창출에 우선 진력해야 하는 이유다.
이른바 베이비붐세대로 우리의 근대화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몇 년 전부터, 일터에서 대거 은퇴를 시작해 밀려나고 있다. 문제는 숙련노동자일 가능성이 높은 이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썩혀지면 우리사회의 손해다. 경제활력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두어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합계출산율이 1명 수준으로 떨어진 저출산 문제도 아울러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2015년 5월 대한 노인회는 정기이사회 만장일치로 노인연령 상향조정 안건을 통과시키고 4년마다 1년씩 20년에 걸쳐 70세로 조정하거나, 2년주기로 1세씩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노령연금등의 지급 개시연령이 지난 2012년까지 60세였던 국민연금 개시연령이 2013년부터 1세씩 올라가 오는 2022년 62세, 2033년 65세가 된다.
이와 같이 천천히 진행해 사회적으로 큰 반발이나 부작용 없이 이행되고 있는 전례가 있기에 서서히 점차적인 이동이 가능하도록 준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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