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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노동개혁 없으면, 백약이 무효
정민화 논설위원

우리 경제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 생기를 되찾고,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제1의 필수 조건으로 노동개혁을 꼽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이를 위한 사회적 대화와 타협은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우리사회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 노동위원회에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의 참여가 무산됐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 두 대표단체의 경사노위 참여를 직접 수차례에 걸쳐, 설득할 만큼 공을 들였다. 그러나 무산으로 인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경사노위의 파행이 예상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의 노동개혁에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해졌다.

양대 노조가 경사노위를 외면한 마당에 정부로서는 그간의 노동정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와 함께 일대 방향전환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경사노위는 노동현안을 넘어 경제발전과 일자리 확충 방안까지 논의하자는 기구다. 이러한 사회적 대화 자체를 거부한 과격 노동운동 그룹들의 형태는 역설적으로 노사간 균형을 도모하는 노동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를 함께 국정의 동반자임을 강조해 온 청와대의 입장이 강경으로 돌아설지 주목되는 지점이다.

한국의 노동 생산성 향상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노동시장 경직성이다. 비정규직 비율 ,청년 실업율이 높은 것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통계수치에서도 그 심각성이 확인된다. 지난달 발표된 ‘인적자원 경쟁력 지수 2019’에 의하면 노사협력 분야에서 125국 중에서 120위였다. 내년에 세계 꼴찌 타이틀 쟁취도 가능해 보인다.

한국경제에는 악재가 틀림없다. 고비용과 고용, 해고가 용이하지 않는 국가에 선뜻 투자할기업이나 외국인이 있을 리 만무하다.

일자리 창출도 노동개혁 없이는 해갈이 어려운 문제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정부가 아무리 세금을 풀고 기업투자를 독려한들 고용 경직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무산된 경노사위 민주노총의 참여를 계속 설득해야 한다. 끝내 변화를 거부하면 민주노총과의 절연을 선언할 결기도 보여야 한다.
 
노동개혁의 성공으로 독일 경제를 살려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지지층 이탈에 따른 선거참패로 이어져 물러나게 된다. 노동개혁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과연 현 정권과 문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지지하는 국민들만 믿고 단호함을 보일 수 있을까? 내년 총선의 패배까지 감수할 수 있을까? 왠지 주저 주저 자신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입춘과 설날을 지나 봄은 오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들은 쌓여만 가고 있고 이슈가 이슈를 덮는 무거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확정은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더 빡빡해지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연초부터 우울한 소식만 넘쳐나고 있는 와중에 한 줄기 희망의 소식이 들려왔다. 노사 상생과 사회적 합의의 새로운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광주시가 공약을 내건 지 4년 7개월만에, 현대 자동차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지 7개월 만에 결실을 맺었다.

독일 모델을 벤치마킹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상생적인 구조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자치단체가 직접투자로 나서 기반시설과 복리후생 비용을 지원하는 상생의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세계에서 찿아보기 힘든 실험적 모델이다. 어렵고 힘든 여정이었지만, 광주가 이뤄냈다! 한 편의 쾌거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 타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다.

가야 할 길이 멀고 험난할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성공 모델로 정착시켜야 한다. 동병상련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새로운 돌파구와 동력으로 자리잡게 해야 할 것이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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