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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영거리 지하주차장’ 조성, 깊게 생각해 보자
김성호 사회부 기자

통영시는 분명히 착각하고 있다.

옛 봉래극장을 허문 자리에 땅을 파서 200면 지하주차장을 만드는 공사가 곧 시작된다.

본 기자는 본지 15일자 1면에 시가 추진하고 있는 ‘통영 통제영거리 한산대첩광장 실패 따라가나“라는 보도를 했다.

이는 시가 이 주차장이 친수시설 공사로 사라질 강구안 주차장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영시가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단언컨대 이 곳 지하주차장은 틀림없이 동네주차장이 될 것이고 관광객은 절대 이용하지 않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전문가들의 거창한 조사결과가 없더라도 나는 알 수 있다. 아마 통영사람 대부분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우선, 이 주차장은 중앙도로에서 전혀 볼 수 없는 곳에 숨어있다. 몇 집만 더 사들여도 시야가 훤히 뚫렸을 텐데 통영시는 무슨 이유에선지 그러지 않았다.

골목길을 돌아 들어가는 진출입로 또한 기형적이다. 분명 동네 주차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될 것이다. 새로 넓힌 길에는 지하주차장이 꽉 차기도 전에 차들이 먼저 늘어설 것이다.

이곳에 조성된다는 벅수광장도 전국 어디를 가도 흔히 보는 조경시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통제영 거리’라 이름 붙이고 역사홍보관과 체험관이 들어선다곤 하지만 관광객들이 즐겨 찾지는 않을 것이다.

통영시가 내놓은 조감도를 아무리 훑어봐도 관광객을 끌어들일 매력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의 옛 건물과 부조화만 이룰 것 같다. 

마치 항남동 옛 골목들 사이에 이 빠진 것처럼 생뚱맞게 휑한 한산대첩 광장처럼 말이다.

봉래극장은 중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네 집이었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쾌쾌한지 고소한지 모를 매점의 쥐포냄새가 아직도 코끝에 선하고 지린내 배어있는 화장실 가는 길이 지금도 생각난다. 야간자율학습을 빼먹고 보던 동시상영 영화가 아직도 생생하다.

어릴 적 추억만 빼앗긴 기분이다. 이럴 바엔 봉래극장이나 그대로 놔두지….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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