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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교권침해 ‘스승의 날 폐지론’까지 나와서야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사 10명 중 6~7명 정도가 교권(敎權)이 무너진 것으로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교사 10명 중 9명 가까이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학부모 민원’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여겼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초·중·고교와 대학 교원 54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2일 공개한 결과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에 의한 교권침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교사들은 ‘학부모 민원’을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학부모들이 교실까지 찾아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하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교권침해 보험 가입자가 급증하고, 교원 명예퇴직 신청이 느는 것은 교육현장의 민낯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교사의 휴식을 방해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퇴근 후 학부모 전화’도 교권을 침해하는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교육 당국이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하겠다고 나설 정도다. 교총이 지난해 6월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원 1835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교사 96%가 학생·학부모에 전화번호를 공개했고 88%는 퇴근 후 통화나 메시지, SNS 등을 통해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퇴근 후 전화’ 스트레스에도 교사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교권침해 보험까지 등장했을까. 현직 교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스승의 날 폐지 청원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대입과 수능 등 정책 추진 과정의 교육현장 무시, 선물과 관련한 잠재적 범죄자 취급도 교사로서의 자존감에 상처를 남긴다.

수업 시간에 떠드는 학생을 나무랐다가 오히려 멱살을 잡히기도 하는 참담한 세태에 이르렀다. 걸핏하면 학부모까지 몰려와 다그치지만 교사들의 방어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이처럼 교권이 땅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교사들에게 스승의 날이 구차스럽게 여겨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교육당국은 그동안의 기형적인 교육제도를 과감하게 바꿔 교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 또 교사에게 휴일에까지 수시로 전화를 하고 민원 운운하는 학부모들은 ‘인간에 대한 배려’가 스승 존중의 첫걸음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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