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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실사단, 거제시장도 무시하며 ‘점령군 행세’변광용 시장 “1분 만이라도 얘기하자” 면담 요구도 거절
거제시민 요구에 무대응하며 일방적 매각절차 강행 인상
변광용 거제시장(사진 왼쪽)이 12일 거제 에드미럴 호텔 입구에서 현대중공업 실사단에게 현장실사 강행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현장실사가 1차 무산된 가운데, 실사단이 노조와의 대화를 시도했던 12일 거제시 옥포동 에드미럴호텔에서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실사단은 처음에 오전 10시 30분에 이곳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때를 맞춰 본지를 비롯한 3개 일간지와 5개 방송사가 진을 치고 있었다.

이때 변광용 거제시장이 나타났다.

하루전인 11일 ‘대우조선 매각절차 중단 및 재검토’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던 변 시장이 나타나자, 취재진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변 시장이 이제 매각 반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 때문이었다.

변 시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현장실사를 진행하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면서 “매각절차 중단과 재검토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실사단을 만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호텔 로비 의자에서 실사단을 기다리던 변 시장은, 실사단이 30분 늦은 오전 11시 쯤 호텔 정문에 대우조선 버스를 타고와 내리자 현관에 들어서는 실사단을 막아섰다.

현대중공업 조용철 부사장(CFO·최고재무관리자)과 강영 실사단장(전무) 등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 앞에 선 변 시장은 “기업결합심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실사를 강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대화를 요구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사진 왼쪽)이 12일 거제 에드미럴 호텔 회의실에서 현대중공업 실사단에게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실사단은 변 시장의 이같은 요구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나중에 회의를 통해 면담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변 시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층 회의실까지 따라 들어갔다.

대우조선 임원들이 “자체 회의를 해야하니 취재진들은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구하는 사이, 변 시장은 현대중공업 조용철 부사장 등을 향해 면담을 재차 요청했다. 시장의 체면을 접어둔 채 절박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렇지만 실사단은 “회의를 거쳐 (면담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변 시장을 내쳐, 결국 회의장에서 나와 문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10여 분이 지난 상태에서 대우조선 임원이 나와 변 시장에게 “오늘은 실사와 관련해 노조 등과 대화를 위해 온 만큼, 면담할 수 없다”고 회의실 내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변 시장은 다소 억눌린 감정을 참는 모습이 역력한 가운데 “1분이면 된다. 만나서 이야기 하자”면서 회의장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대우조선 임원의 간곡한 제지로 1층 로비에서 이 임원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호텔을 떠났다.

변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에서 공정거래위원장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어 비행기 탑승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둘러 떠난 것이다. 이처럼 시간이 지체되면서 대우조선 정문에서 실사단 저지에 나선 노조원과 시민들을 격려하려던 계획도 이행하지 못했다.

변 시장은 호텔을 떠나면서 “공정위원장과의 면담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한 기업결합심사는 부당해, 불허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면담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지켜 본 일부 취재기자 등은 “거제에서 가장 큰 기업인 대우조선을 인수해 경영하려는 현대중공업이, 잠깐의 대화를 요구하는 현직 자치단체장까지 무시하는 대기업의 오만함을 보이는 것 같았다”면서 “오늘 모습은 실사를 위한 명분쌓기용일 뿐이지, 마치 거제에 점령군이 들어와 지역민을 무시하며 기업을 삼키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느낌을 전했다.

따라서,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이날 행태는, 노조 및 범시민대책위를 비롯한 거제시민의 요구에 대해 아무런 응답이나 조치없이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일방적으로 매각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는 지역민들의 원성을 뒷받침 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현대중공업 실사단에게 면담을 거부당한 뒤, 대우조선 임원들에게 부당성을 항변하고 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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