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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은 범죄다

내달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명시한 개정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본격 시행된다. 개정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규정한다. 법 시행에 따라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거나 목도한 경우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고,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면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최근 통영의 한 공설화장장에서 일하던 A(50) 씨가 사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족 청원이 제기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유명 대학병원이나 국공립 의료원, 사설병원을 가리지 않고 태움이 이어지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간호사들도 매년 나오고 있다.

직장 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등 직원을 괴롭히고 인격적 모멸감을 주는 갑질은 이제 더는 두고 볼 수준이 아니다. 개정 근로기준법 개정 시행으로 갑질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규칙이 마련으로 첫걸음은 내디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사용자가 신고자나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면 처벌이 가능해졌지만, 가해자에 대해서는 징계 규정만 있고 처벌 규정이 없어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어디까지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봐야 할지 규정이 모호해 다툼의 여지가 많다는 점도 실효성을 떨어뜨린다.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4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 근로자나 특수고용노동자가 배제된 것도 문제다. 부하 직원인 피해자가 괴롭힘을 입증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금지 대상인 괴롭힘의 ‘적정 범위’를 놓고 또 다른 갈등이 생길 우려도 제기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신체적·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에 포함된다”며 “전국의 각 사업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근절될 수 있도록 예방 활동과 사내 해결절차, 취업규칙 작성시 참고할 수 있는 표준안을 포함한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정된 법 조항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고용노동부는 예방·대응 매뉴얼을 신속히 마련해 혼선을 줄여야 한다. 무엇보다 ‘직장 내 괴롭힘은 범죄’라는 인식과 ‘직장 내 민주주의’가 함께 뿌리 내리도록 범국민적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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