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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내 600년 된 느티나무 참극…나무의 소중함 일깨운다

진주시 남성동 진주성(사적 제118호) 내 호국사 앞 광장의 수령 600년 된 느티나무가 갑자기 쓰러졌다. 지난 18일 낮 12시 10분께 진주성 서문과 호국사 사이 광장에 있던 수령 600년 된 느티나무가 갑자기 큰 굉음과 함께 성 밖으로 쓰러져 성벽과 외부의 계단·매표소를 덮쳤다. 사고 당시 매표소에 관리인이 있었으나 다치지는 않았고 성벽 일부가 파손됐으나 매일 진주성과 호국사를 찾는 시민 수백 명이 통행하는 곳이지만 다행히 쓰러질 때 주변에 행인이 없어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랜 세월 함께 해온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백 년 된 노목이라면 지역사회와 역사를 함께한 문화 자산이다.

쓰러진 느티나무는 높이 14m, 밑동 둘레 3.7m로 진주성 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목으로 1592년 임진왜란 때도 꿋꿋이 견뎌냈다. 임진왜란 등 역사의 현장을 함께했고 최근까지도 진주성을 방문하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감탄사를 자아내던 명물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이조시대 궁궐 앞에 느티나무 세 그루를 심고 좌의정·우의정·영의정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삼정승이 백성을 먹여 살린다는 의미가 있다 한다. 느티나무는 노거수로 수령이 길고 잎이 무성해 아주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며 특히 악귀를 쫓는다고 해 궁궐 관아와 마을 입구, 서원, 사찰, 공원, 고개에 마로니에 나무와 함께 많이 심었다고 한다. 나뭇잎에 먼지가 쌓이면 스스로 몸을 흔들어서 털어내는 신비로운 나무로 알려져 있다.

호국사 인근 느티나무는 아래에 돌 축대를 쌓아 흙을 채우고 시멘트 포장까지 해 운동기구나 의자를 가져다 놓아 간이 공원을 만들어 놓은 상태로 땅속에서부터 지상까지 공기 유통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나무뿌리의 숨통을 끊어놓은 우를 범한 것이다. 관리 소홀로 노쇠가 그만큼 빨라졌다고 볼 수 있다. 진주성관리사무소 관계자는 “600년 정도 된 느티나무로 겉으로 보일 때는 고사목인지 잘 모르지만 안이 완전히 비어 자연 고사(枯死)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지만, 수령이 오래된 노거수는 썩은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과 기타 생육환경 개선사업을 병행함으로써 수령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처방이다. ‘600살 느티나무의 참극’은 진주성 노거수 관리 실태와 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는 교훈을 일깨운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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