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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로 드러난 경남개발공사 채용 비리

경남도내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경남도청 출자·출연기관인 경남개발공사의 채용 비리 의혹이 무성하더니 경찰 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경남개발공사 전·현직 임직원들은 채용 청탁을 받고 답안지를 미리 빼돌려 응시자들에게 유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채용 비리 의혹을 받아온 경남개발공사에 대해 1년 넘게 수사를 벌여 이 같은 혐의(업무방해)로 경남개발공사 전·현직 임직원 8명, 채용 합격자 10명, 채용시험 관리업체 관계자 7명 등 총 25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전·현직 임직원들은 지난 2013년과 2015년 2차례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 채용 청탁을 받고 시험 답안지를 미리 받은 뒤 응시자들에게 유출하거나 이에 관여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비단 경남개발공사뿐만이 아니라는 현상이 고질적인 적폐로 지적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월 20일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 비리 전수조사에서도 무더기로 비리가 나타났다. 비리 실태를 보면 응시자 부모의 친구인 직원이 면접위원을 맡는가 하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탈락시키기도 했다. 합격자 추천 순위를 조작하고, 고위직 자녀 등을 시험 없이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자격 미달로 불 합격처리된 직원 자녀를 서류 면접심사로 최종 합격시키기도 했다. 서류전형 배점을 조정해 직원 자녀를 합격시켰다. 자격증이 없는 직원의 자매, 조카, 자녀를 최종 합격시킨 사례도 적발되는 등 한마디로 공공기관이 채용비리 백화점 수준으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이처럼 공공기관 채용비리가 잇따르면서 근절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현대판 음서제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고려시대 특권층의 신분을 후손 대대로 유지하기 위한 음서제도는 결국 고려를 멸망케 한 단초가 됐던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체계화되고 조직화돼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행위를 더는 묵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취업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대다수 20·30세대에게 깊은 불신과 좌절감을 주는 채용비리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더이상 구조적이고 뿌리 깊은 병폐로 지속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점검처방이 필요하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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