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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글의 왜곡, 더는 두고만 볼일 아니다

태극기가 눈에 보이는 나라의 상징이라면, 한글은 말로 나타내는 나라의 상징이랄 수 있다. 한글에는 우리의 역사가 담겨 있고 정신이 있다. 한글을 잃어버리는 것은 곧 나라와 민족정신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일제는 한반도 강점기 당시 조선인의 얼을 빼앗기 위해 조선어를 폐지시켰다. 반면에 우리 애국지사들은 한글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한글은 이제 우리 문자에서 세계인이 쓰는 문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 한글의 사용 실태를 살펴보면 인터넷 시대를 맞아 한글파괴 현상과 무분별한 외래어 오남용으로 여전히 위기를 겪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글파괴 현상은 젊은 층이나 홍보업계를 중심으로 시작됐으나 최근 방송계마저도 오락물을 중심으로 동참하고 있다. 정부는 각종 보도자료에서 무분별하게 신종 외래어를 남발하고 법령 등에 남아 있는 낯선 일본식 조어를 그대로 쓰고 있다. 자치단체나 심지어 정부 보도자료를 보면 외래어·외국어를 습관적으로 남발한다. 스타트업, 클러스터, 프리존, 커스터마이징 등의 표현은 분명 한글이지만 영어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렵다. 문자는 해당 국가나 집단의 정신문화를 반영하는 사회적 약속이다. 한글이 파괴되고 마구잡이로 쓰이면 세대 간·집단 간·지역 간·성별 간 소통의 단절을 초래할 수도 있다. 사회의 통합을 저해하는 한글파괴를 그냥 방치할 수 없는 이유다.

신조어의 등장도 무자비하다. 신조어의 발생은 그 빈도가 가팔라져서 나날이 새로운 신조어가 등장하고 방송에서조차 신조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해 도대체 우리 말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의심하게 한다. 아름다운 언어는 사회를 밝고 긍정적이며 배려하는 바람직한 사회로 이끌지만 일부 계층만 이해할 수 있는 신조어나 불통 언어는 왜곡된 사회가 낳은 산물로 거부감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어느 취업 기업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3명 이상은 신조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지 올해로 573돌을 맞았다. 유일무이한 세계 최고 우수성 높은 한글, 제대로 알고 사용하자.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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