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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시즌’만 되면 주눅 드는 한국

요시노 아키라 일본 메이조대 교수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상용화한 공로로 2019년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 요시노 교수의 수상으로 일본은 과학부문(생리의학·물리·화학)에서만 2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과학부문 노벨상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한국으로서는 부러울 따름으로 올해도 우리 국민들은 구경꾼의 역할로 대리 만족해야 했다. 정부와 과학계가 오래전부터 자성하면서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해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우리의 기초과학 연구 수준이 아직 세계적 기준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동안 기초과학을 등한시해 온 결과다. 국내 과학계가 2000년대 이후 기초과학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지만 역부족을 나타낼 수밖에 없는 것으로 단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이 쌓인 토대로 응용과학이 배태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권이 바뀌면 과학정책 방향도 흔들리기 일쑤인 우리 연구 풍토에서는 과학자가 한 분야에 오래 몰입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본이 올해까지 모두 24명의 노벨상 과학분야 수상자를 배출한 것은 기초과학에 대한 집중 투자와 오랜 기간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받쳐준 결과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번 화학상 공동수상자인 요시노 메이조대 교수도 본업은 종합화학기업인 아사히가세이 연구원이다. 올해 71세인 그는 “쓸데없는 일을 잔뜩 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은 태어나지 않는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다년간에 걸친 연구 시행착오를 긴 호흡으로 용인하는 일본 기업과 대학의 연구환경을 짐작게 한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이 유행하는 연구에 매달리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계속하는, 즉 묵묵히 한 가지 연구 주제만을 파고든 과학자들이다. 다른 나라 과학자들의 노벨상 수상을 부러워하기 전에 지금의 여건을 돌아보고 정부 시책과 연구 풍토를 과감하게 바꿔 지금처럼 최단기간 내 성과를 압박하는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방식이나 지나치게 실용화에만 치우친 산학협력체계부터 글로벌 기준으로 혁신할 때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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