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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세계적 승리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세계 최대의 영화상인 오스카 92년 역사를 새로 썼고 아울러 101년 한국 영화사에도 독보적인 금자탑을 세웠다. 한국 영화로는 불멸의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외국 영화가 갖는 자막의 장벽과 ‘백인 위주’ 할리우드의 오랜 배타적 전통을 극복하고 아시아계 영화로는 기념비적인 성적을 거둔 것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오스카 역사상 처음으로 작품상과 국제(외국어)영화상을 동시 수상하는 등 4관왕에 오르자 외신들은 이구동성 ‘오스카의 새 역사를 썼다’며 주요 뉴스로 긴급 타전했을 정도로 세계적 센세이션적인 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 영화가 지난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상에 도전했지만, 후보에 지명된 것도, 수상에 성공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또한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오스카 영화상 중 92년 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기생충’이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지난달 할리우드의 골든글로브상을 차지한 데 이어 이번에 최고 권위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트로피 4개를 거머쥔 것이다.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 북미 수익은 지난 9일 기준 3437만 달러(410억 원), 전체 글로벌 수익은 1억6426만 달러(1960억 원)에 이른다. ‘기생충’은 지난 7일에는 영국 내 100개 관에서 개봉하는 등 이번 오스카상 4관왕으로 주요국의 상영이 늘 것으로 보여 그야말로 대박이 난 셈이다.

한국 자본 100%로 제작한 ‘기생충’의 성공 비결은 한국의 문제이면서 지구촌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빈부격차와 양극화 문제를 봉 감독 특유의 웃고 울리는 절묘한 휴머니즘을 가미해 가장 한국적으로 풀어냈기에 가능했다. 이번 쾌거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게 해야 할 막중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우선 ‘기생충’ 같은 대작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우리의 영화 토양을 가꾸는 일이 시급하다.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키울 토대를 만드는 것에서 부터 시작돼야 한다. 대기업 투자배급사 중심의 유통시스템을 개선하고 한 영화에 상영관을 몰아주는 스크린 독과점을 막을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것은 영화인들의 오랜 요구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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