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독자칼럼
신의로 살아가면 인생이 편안하다
권우상 명리학자·역사소설가

어느 날 증자의 아내가 장을 보러 집을 나서자, 어린 아들이 어머니를 따라 가겠다고 치맛자락을 잡고 울며 떼를 쓰자 아내는 아들에게 말했다. “착하지, 엄마가 잠간 장에 갔다고 돌아오면 돼지를 잡아 맛있게 볶아서 줄게, 잠시만 기다려라” 돼지고기를 맛있게 볶아 준다는 말에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는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놓아 주었다. 얼마 후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깜짝 놀랐다. 남편이 칼을 갈며 돼지 잡을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는 재빨리 가까이 남편에게도 달려가 말했다. “아니 정말로 돼지를 잡을려고 하십니까?” “그렇소” “아까는 아이를 달랠려고 그랬던 것입니다. 정말로 돼지를 잡겠다고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증자는 심각한 얼굴로 아내를 쳐다보고 말했다. “아이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오.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부모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게 마련이오. 그런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속이려고 가르치는 것과 다를 게 무엇이오? 오늘 내 자식에게 거짓말을 하면 다음에는 옳은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것이오. 그렇게 되면 앞으로 가르치기 힘들 것이오” 증자의 말을 듣자 아내는 그제야 자신이 한 말을 후회했다. 이미 아이에게 돼지를 잡아 맛있게 볶아 준다고 말을 한 이상 이제 와서 다른 말로 바꿀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아내는 어쩔수 없이 남편과 함께 돼지를 잡아 맛있게 볶아서 아이에게 푸짐한 저녁을 차려 주었다. 아이는 맛있게 볶은 돼지고기를 먹으며, 믿음과 감격에 가득 찬 눈으로 부모를 바라보았다. 그 일은 이렇게 해서 어머니가 아이에게 한 말을 그대로 실천하게 되었다.
 어느날 밤 막 잠자리에 들었던 아이가 벌떡 일어나 머리맡에 있던 죽간을 들고 냅다 밖으로 뛰어 나갔다. 증자는 깜짝 놀라 이유를 묻자 아이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얼마전에 친구에게 죽간을 빌렸습니다. 오늘까지 돌려준다고 약속을 했으니 만일 약속을 어기면 제가 신의없는 거짓말쟁이가 아니겠어요?” 이 말을 들은 증자는 호뭇한 미소를 입가에 흘리며 아들의 외출을 허락했다. 증자는 자식 교육에서는 그리고 친구를 사귈 때도 믿음과 신용을 강조했다.
이 이야기는 논어 제2편 위정(爲政)에 나오는 「子曰人而無信不知其可也大車無軏其何以行之哉」다. 풀이하며 「공자가 말하기를 신의가 없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에 쓸 수 있겠는가? 큰 수레에 끌채가 없고 작은 수레에 멍에 목이 없다면 어찌 굴러 갈 수 있단 말인가?」란 뜻이다. 증자는 말했다. “나는 날마다 내 자신을 돌아본다. 남을 위해 일을 하며 성실함을 다 했는가? 벗과의 사귐에 신의를 저버리지는 않았는가?” 이처럼 증자는 스스로에게 매우 엄격한 사람이었다. 특히 자신의 도덕적 수양에는 더욱 더 그랬다. 날마다 자신의 행동을 돌아본다는 증자의 말은 지금도 중국 지식인들의 좌우명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신의(信義) 사회는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식에게, 국가에서는 통치자가 국민들에게 지켜야 한다. 만일 부모가 자식에게 거짓말을 하면 자식은 부모를 믿지 않게 되며, 국가통치자는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국민들은 통치자를 믿지 않게 된다. 결국 이렇게 되면 불신으로 인하여 원만한 가정이나 원만한 국가경영을 할 수 없게 된다. 신의는 남을 속이지 않는 것이요,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것이며,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오늘 날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점차 믿음이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이며, 심지어 사로 속고 속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신용이 없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도태될 것이다. 「신의가 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쓸 데가 없다」는 공자의 말처럼 신용과 믿음이 있어야만 사람이 살아가는 길고 긴 여정에서 편안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맹자가 어렸을 때였다. 옆집에서 돼지를 잡는 광경을 보고 물었다 “왜 이웃에서 돼지를 잡으십니까?” 어머니가 무심결에 대답했다. “널 주려고 잡는 모양이다” 농담삼아 가볍게 던진 말이지만 맹자 어머니는 곧바로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이제 겨우 철이든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이를 속이는 것과 같아 어머니는 곧바로 이웃집에서 돼지고기를 사와 아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는 일화가 있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저작권자 © 한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