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사회
한국전쟁 전·후 거제지역 민간인 희생자 ‘위령비’ 건립위령비 제막식·제11회 합동위령제 개최

“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고 기리고자 거제시와 더불어 거제유족회서 작은 적성을 한데 모아 이곳에 빗돌을 세우고 제단을 마련했습니다. 무릎 꿇고 맑은 술 올리오니 이제 그 가슴에 맺힌 한을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옵소서”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에 마련된 ‘민간인 희생자 기억·평화공원’에서 ‘한국전쟁 전·후 거제지역 민간인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합동 위령제’가 봉행됐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위령제는 거제시의 지원으로 유족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위령공원 조성과 함께 위령비 제막식까지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거제시와 함께 민간인희생자거제유족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위령제는 변광용 거제시장, 서일준 국회의원, 옥영문 거제시의회의장, 도·시의원과 김복영 전국유족회장 등 100여 명의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위령비 제막식을 시작으로 유족회 경과보고, 감사패 전달, 추도사, 추모공연, 전통 제례에 이어 헌화·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이병학 회장은 주제사를 통해 “한국전쟁을 전·후로 거제지역서는 1000여 명에 이르는 무고한 민간인들이 이른바 ‘거제민간인희생사건’과 ‘거제지역 보도연맹 사건’으로 국가의 잘못된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희생되는 만행이 저질러졌다”며 “엇갈린 이념과 허울 좋은 국가권력에 의해 영문도 모르는 채 포승줄에 묶여 수장 당하거나 총부리에 무참히 짓밟힌 그때의 처절하고 통한의 절규가 지금도 귓전에 들리는 것 같다”며 이념 대립과 폭압에 숨진 영령들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숨겨지고 뒤틀린 아픈 현대사를 바로잡고 유족들의 절절히 맺힌 한을 벗기고 풀어달라며 진실규명 노력과 함께 위령공원 건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었다”며 “70년이 흘러 거제시의 지원과 유족회의 작은 정성이 한데 모여 마침내 임들의 이름을 빗돌에 새겨 그 정을 기리려 하니 가슴이 저민다”면서 위령비 건립에 대한 거제시의 예산 지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유족회장은 “지심도 앞바다가 멀리 보이는 이곳 ‘기억평화공원’이 후손들의 성지가 되고 낡은 이념의 대립과 갈등이 빚어낸 아픈 역사를 기억,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는 평화의 공원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변광용 시장은 추도사에서 “거제지역 민간인 희생사건은 첨예한 이념 대립으로 빚어진 우리 현대사의 큰 비극이었다”며 “억울한 죽음이 헛되이 잊혀지지 않도록 왜곡된 역사의 진실을 밝혀 유가족의 피맺힌 한이 풀어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서일준 의원은 “70년이 흘러 유가족의 숫자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그 모진 세월 속 아픔과 설움을 달랠 수 있도록 희생자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과 역사적 재평가를 반드시 이뤄내야 할 것”이라며 “진실규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의원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옥영문 의장은 “거제지역 민간인 희생사건은 암울한 시기에 국가가 저지런 국민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이었으며,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권과 적법절차 원칙을 침해한 불법행위”라며 “불행한 역사를 통해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위령사업과 명예 회복으로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길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 시민단체를 대표해 유천업 전 거제경실련 공동대표, 김복영 전국유족회장이 잇따라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날 추모공연에서는 유족회 회원이자 거제문협 이사인 최현배 시인의 추모 시 낭송, 거제소년소녀합창단의 추모 노래, 김현숙 국악연구소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원한을 풀어 극락으로 천도하기 위한 해원무를 추며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며 영원한 안식과 명복을 빌었다.

한편 거제유족회는 통한과 고통의 70년 세월을 견뎌온 유족들의 오랜 염원인 위령공원 조성과 진실규명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준 변광용 시장과 노재하 시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한 시민사회를 대표해 위령공원건립 공동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천업 전 거제경실련 공동대표와 행정과 천진완 시정계장은 공로패를 받았다.

김대홍 기자  kdh@hannamilbo.com

<저작권자 © 한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홍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