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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이 우리에게 베푸는 만큼 우리는 산을 아끼고 있을까?이 숲이 없으면 우리 마을도 없음이 분명하다
조미정 산림과 황매산관리담당

‘우리 유전자 속에는 뿌리 깊은 자연 의존성이 있는데 인간이 녹색을 접하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이유, 심신이 피로할 때 숲을 찾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생존 본능이기 때문이다’

前하버드대학 생물학 교수인 에드워드 월슨의 말처럼 자연 의존성 덕분인지 지난달 주말인 30일부터 지난 8일 어버이날까지 합천 황매산 군립공원에 집계된 방문객은 15만5700여 명이다.

지난 5일 하루만 티맵 목적지 전국 순위 18위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들이닥쳤으며, 거리두기가 해제된 요즘 역대급 인파가 몰리면서 합천의 대표 관광지 황매산의 아름다움이 전국에 자리매김하는 것 같아 담당 공무원으로서 뿌듯하기도 하나 새벽부터 근무를 하다 보면 안타까운 일도 종종 있다.

드넓은 산 곳곳에 임시 가판대를 깔아 사진 촬영 한 장 당 1만 원의 금액을 받는 불법 영업 현장이 못마땅하다.

다른 군락지에는 두 명의 스님 복장을 한 이들이 플라스틱 모금함을 앞에 두고 목탁을 두드리면서 모금 활동을 하고 있으며, 내려가 달라는 권고에도 30분 뒤 그 자리에서 목탁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불법채취가 한창인데 관상용으로 심어 둔 관중을 고사리로 착각해 흔적도 없이 다 캐가 몇 년째 관중이 잘 자라지 못하고 있으며, 이뿐만 아니라 황매산에만 자라는 야생화를 불법 채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람이 모이기 전 담당 공무원들이 식물들을 캐지 않게 밀가루를 뿌려놓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며, 또한 황매산은 탐방로 내서 자전거 타는 것이 불가하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산악용 자전거를 타고 가면 자칫 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지만 이런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산악자전거 동호회에서 많이들 찾아온다.

산 정상 부근에는 꼭 산악회에서 나무를 꺾어 표시하거나 나뭇가지에 산악회 등반이 적힌 썩지 않는 비닐 재질의 표기를 꼭 묶어두고 가는데 이것은 심각한 산림환경 파괴를 야기하는데 주기적으로 수거하지만 점점 그 수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들이 버리는 작은 쓰레기 하나가 산림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며, 담배꽁초 또한 쉽게 주울 수 있는데 금연 구역임에도 누군가 몰래 피우고 버리고 간 것이다.

담배꽁초는 산불의 위험이 있어 야생동물이 자칫 잘못 먹게 되면 생태계 파괴의 위험도 있으며, 이것이 끝이 아닌데 저녁이 되면 지정구역 외에 비박이 되지 않음에도 유행답게 차박을 해 은하수를 안주 삼아 음주를 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달 말부터 황매산 철쭉 개화 기간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일만큼 마음 아픈 일들도 많았다.

내가 사랑하는 이 황매산의 깨끗함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세대를 거쳐 잘 가꾸기 위해 담당 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게 됐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스스럼없이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일까? 몰라서 그렇다.

황매산의 보리수 열매가 한창 열리는 시즌에는 민원인이 보리수 열매 다 열렸냐고 문의 전화가 온 일이 있었는데 왜 물어보냐고 하니 지난해 한 포대 따갔는데 올해도 열렸으면 따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행위는 불법 채취로 자연공원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해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설명해 주니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했으며, 모르기 때문에 자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황매산의 아름다움만 홍보할 것이 아니라 명산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알려야 하며, 그래야 지금의 황매산이 몇 백, 몇 천년이 지나도 청명한 빛을 내고 있지 않을까?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이 우리에게 산림을 물려주기 위해 애썼던 것처럼 말이다.

이 숲이 없으면 우리 마을도 없음이 분명하다.

1697년 완의문 안동 내앞마을 결의문 中

황매산은 우리 모두에게 말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운 엄청난 것들을 베풀며, 홍수와 태풍, 가뭄 피해를 막아줘 군민들의 일자리를 준다.

더불어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선사하며, 환경·경제적 가치를 가져다주는 황매산에서 우리가 마음 치유를 받는 만큼 우리가 산림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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