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생활경제 생활&경제종합
[건강]우리가 도저히 술을 끊을 수 없는 이유

29세 직장인 김모씨는 주변에서 술을 너무 자주 많이 먹는다는 소릴 듣는다. 그녀가 생각해도 과음으로 인한 속병도 잦고, 회사 지각도 한 전례가 있어 이건 아니다 싶지만 마음처럼 술을 자제하기가 쉽지 않다. 막상 술자리가 생기면 자석처럼 끌리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고 항변하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나라 30, 40대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술을 마시면 ‘기분 좋은 쾌감 느껴져

최근 술이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어니스트 갤로 클리닉-연구센터(Ernest Gallo Clinic and Research Center)의 연구팀은 술이 뇌의 중격의지핵(nucleus accumbens)과 안와 전두 피질(orbitofrontal cortex)에서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여 쾌감과 보상의 느낌을 야기한다고 밝혔다. 엔도르핀은 뇌에서 자연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진통작용을 한다.

연구팀은 13명의 애주가와 술을 별로 마시지 않는 12명의 대조그룹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의 뇌를 관찰하기 위해 양전자 방사 단층 촬영(PET)을 이용하였다.

알코올이 엔도르핀을 분비시켜

실험결과, 체내에 섭취된 알코올이 엔도르핀을 분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격의 지핵에서 엔도르핀이 많이 분비될수록 모든 참가자들이 더 많은 쾌감을 느꼈다. 안와 전두 피질에서 엔도르핀이 많이 분비될수록 애주가들은 취기를 더 많이 느꼈으나 대조그룹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가들은 실험에 앞서 참가자들에게 방사선 표지가 된 카펜타닐(carfentanil)을 주입했다. 카펜타닐은 강력한 마취약으로 오피오이드 수용체(opioid receptor)라 불리는 뇌 부위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데 엔도르핀 또한 이 부위와 결합한다. 카펜타닐이 배출하는 방사선은 양전자 방사 단층 이미지에서 밝게 나타나기 때문은 연구가들은 카펜타닐이 결합한 뇌 부위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 후 연구가들은 참가자에게 술을 마시게 한 후 다시 카펜타닐을 주입하고 양전자 방사 단층 촬영을 실시했다. 알코올에 의해 분비된 엔도르핀은 오피오이드 수용체와 먼저 결합함으로써 이후 주입된 카펜타닐의 결합을 막았다. 연구가들은 첫 번째 양전자 방사 단층 이미지와 두 번째 이미지를 비교하여 알코올에 의해 분비된 엔도르핀이 카펜타닐의 결합을 막는 정확한 지점을 찾을 수 있었으며 엔도르핀은 결합하는 부위는 오피오이드 수용체 중 Mu 수용체란 것이 발견했다.

애주가의 뇌는 알코올에 의한 쾌감을 증대시키는 방식으로 진화

연구를 주도한 갤로 클리닉 연구센터의 제니퍼 미첼(Jennifer Mitchell) 박사는 ‘술이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는 것은 동물 실험에 근거하여 지난 30년 동안 가설로 받아들여져 왔으나 이번 임상실험을 통해 최초로 규명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는 애주가의 뇌는 알코올이 야기하는 쾌감을 증대시키는 방식으로 변화되어 왔으며 알코올 중독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갤로 클리닉 연구센터의 신경학 교수 하워드 필즈(Howard L. Fields) 박사는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정확한 부위를 발견한 것은 알코올 중독 의약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가 알코올에 의해 분비된 엔도르핀이 특히 Mu 오피오이드 수용체와 결합한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관련 연구에 큰 기여를 했으며 술과 엔도르핀의 연관에 대한 깊은 이해는 보다 특화된 알코올 중독 치료법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병진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1월호에 게재됐으며 이사이언스뉴스(EscienceNews)에도 보도됐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mail.net

<저작권자 © 한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