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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정치인의 B타입형, '제 허물도 보기를"

거제시의 정치인 중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A타입은 '안주고 안받는' 형이다. 이 유형의 정치인은 집안의 경조사를 유권자 일반은 물론, 관련 외부 기관이나 인사들에게 일체 알리지 않는다.

정치인은 공직선거법상 일체의 기부행위가 금지되므로 사실상 '줄래야 줄 수 없는 처지'여서 이 유형의 정치인은 "축·부의금 일체를 받지않겠다"는 의사의 표시를 묵시적으로 한 셈이다.

기자가 이 형의 정치인에게 "왜 따님 결혼식때 청접장을 돌리지 않았느냐"고 물어봤는데 그는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요.  내가 축·부의금을 못주는데 어떻게 받으려 하겠느냐"고 답하였다. 기자가 짖굳게 다시 물었다. "만약 청접장을 돌렸더라면 축의금이 몇천 만원은 되었을 텐데..."라고 하자 그 분은 "돈 안좋아 하는 사람은 없죠"라며 헐헐 웃어보였다.

그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만약, 축·부의금을 줄 수 있어 주었다면 청접장을 돌렸겠느냐?"  그랬더니 이 분 말씀이 이랬다. "집안의 경조사를 알리는 일은 사회생활을 하는 기본입니다. 같이 걱정하고, 걱정 축하하고..."

요약하면 "자신이 공직선거법상 기부 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다시말해 축·부의금을 주지 못하니까, 받을 수 없었다"는 얘기다.

다른 한 정치인은 지난 해 집안 경사가 있었는데 어느날 부모님을 모시고 국회의사당을 구경시켜 드리겠다며 하여 서울로 모셔서 자녀 결혼식을 가졌다고 한다. 그도 나중에 지인들로부터 "왜 청첩하지 않았느냐"는 '핀잔(?)'을 받았지만, 허허 웃고 말더라고 했다.

이 두 정치인은 오늘날 거제를 대표하는 간판격 '선수'들이다. 

다른 B타입으로 '안주지만, 받겠다'는 형이 있다. 이 유형의 정치인은 자신의 경조사를 널리 알리고, 모두, 더불어, 함께, 축하를 굳이 받으려 하는 유형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런 유형의 정치인에게 자신만 모르는 곱지않은 시선이 쏠리는 데 정작 본인은 모른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본인도 알면서 수많은 인사들에게 청접장을 돌릴 수도 있었겠다. 일반인의 청접이라면, 까먹었다 하고 시쳇말로 '쌩 깔 수' 있는데 이런 분들한테는 '안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래도 아닌, 지난 4월 모 시의원의 집안 혼사 얘기는 대표적 사례다. 이 분은 평소 안면 정도가 있는 기자에게까지 자녀 결혼식을 알려 빈축을 샀다고 한다. 당일 거제의 한 예식장에는 수많은 공무원들의 모습이 목격됐음은 물론이다.

당일 예식장에 참석한 한 공무원은 "솔직히 안가고 싶었다. 그런데 안가려 하니 뒤가 좀 뭣해서 갔다"고 말했다. "좀 씁쓸하더라"고도 했다.

이런 분일수록 남의 허물은 '애써 보려 하는' 모양이다. 그것도 '허물'인지 아닌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의혹 만으로 "도둑"이라 하고 "도둑을 풀어주었다"고 했다. 그러고도 모자라 상복을 입고 1인 시위를 시의회 청사 앞에서 벌이다 여론의 역풍을 맞자 슬그머니 상막을 철수했다.

당시 한남일보는 그런 그분에게 "의원인 만큼 의회로 이 문제를 가져가 조사특위 가동으로 풀어보라" 권했다. 그러면서 한남일보는 "남의 허물을 애써 살피기 보다는 자신의 허물을 되짚어 보라는 의도로 자녀 결혼식때 공무원 등에게 청접장을 돌린 사실을 언급했던 것이다.

논어의 '위령공'편에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군자는 허물을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허물을 남에게서 구한다"는 의미이다. 비슷한 말로 "제 돈 칠 푼만 알고, 남의 돈 열 네 잎은 모른다"는 말도 있다. 자기 물건만 소중히 여기지 다른 사람의 물건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뜻으로, 그런 사람을 우리는 '소인'이라 칭한다. 

B타입의 그 분이 상막시위를 마치자마자 다음날 시청에다 "공무원과 기자가 가진 기자간담회 자료를 내놔라"고 득달했다고 한다. 이런 경우에 맞는 말은 "소가 웃을 일이다"는 것이다.

언론초년을 보냈던 십 수년 전 그 때 기자는 가히 '군림하는 자리'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져도 너무 많이 달라졌다. 이제 그런 얘기는 '나이많은 기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전설이 됐고, 지금은 점심 한그릇 달랑 먹고 끝낸다. 행여 의원님들과 행정기관 간에 열리는 간담회에 비교조차 될까.

한남일보에는 24일자 1면 기사 '시의원이 언론 감시?' 제하의 기사를 보고 많은 분들이 추가 제보를 잇따라 해주셨다. 언론 본연의 소임에 따라 '제 허물은 보지 못하는' 분에 대한 추가 취재에 착수하였음을 사족으로 밝힌다.

김동출 기자  kdc00711@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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