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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교육, 학교 깊게 보기거제 조선 교육의 랜드마크 ‘거제 마이스터고’
  • 남경필·옥강훈 기자
  • 승인 2013.10.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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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지난 9월 23일 발표된 ‘2015학년도 및 2016학년도 대입제도 및 201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때문이다.
매번 정권교체 때마다 널뛰는 교육정책에 학교와 교사,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가고 있다.
이에 한남일보는 곧 다가오는 진학과 취업 시즌에 맞춰 일선 현장에서 느끼는 교육 현실과 지역 학교별 특징을 살펴보고, 독자들에게 더욱 깊이 있는 교육정보를 전달하고자 ‘학교 깊게 보기’ 코너를 기획 연재한다. -편집자 주-

 

어느 순간부터 우리 주변에 자사고, 마이스터고란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실업계와 인문계로 나뉘던 고교 교육이 요즘은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신호다.

현재 우리나라 고교는 운영 형태별로 전문계 고교와 일반계 고교로 구분되고, 일반계는 또다시 일반고, 자율고, 전문계는 특성화고, 특목고로 구분된다.

이중 거제엔 일반고, 자공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가 있는데 일반계를 제외하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가 남는다. 특성화고는 산업에 특화된 고교로 산업고, 공업고, 상업고, 각종 전문고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마이스터고는 뭘까?

마이스터고는 특목고로 분류되며 다른 명칭으론 산업 수요 맞춤형 고교로 불린다. 산업에 필요한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곳이 특성화고라면 마이스터고는 거기에서 더 세분화되 실제 산업체들과 연계해 산업체에 필요한 기술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육성해 취업을 최우선으로 하는 학교라고 볼 수 있다.

거제 시민 A씨는 "마이스터고요? 그 조선 취직시켜주는 학교 아입니까?" 정말 단순히 보면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 뭉뚱그린 답이기도 하다.

   
▲ "사람들이 마이스터고에 대해 아직 많이 모른다"라며 머쓱한 표정을 짓는 거제 마이스터고 위재수 교무부장
거제 마이스터고 위재수 교무부장은 "입시설명회를 해도 마이스터고 자체에 대해 중3 담임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한다.

2010년 마이스터고로 개교해 올해 1기 졸업생을 배출했고, 거제에 유일한 특목고임에도 아직 사람들에겐 생소한 모양이다.

2013년 3월 기준으로 전국 마이스터고는 총 35개로 집계됐다. 또 그중에서 조선업계에 필요한 인재를 뽑는 학교는 군산 마이스터고, 삼천포 마이스터고까지 해서 총 3곳이다.

하지만 군산과 삼천포는 각각 기계, 항공 등을 병행해 교육한다. 이는 지역의 산업 특성을 반영한 예로 볼 수 있다.

거제시는 조선 특화 도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세계 최대 조선 메카다. 자연스럽게 거제 마이스터고는 조선 특화 마이스터고로 탄생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거제 마이스터고에 가면 다 조선업계에 취업하는 것일까? 사실 이게 문제라고 한다.

   
▲ 기업 인사정책에 문제점을 토로하는 거제 마이스터고 정순성 부장
거제 마이스터고 정순성 부장은 "양대 조선소가 위치해 있지만, 그 커트라인은 생각보다 좁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취업하긴 어렵다. 더불어 학부모와 학생들조차도 조선 마이스터고에 왔어도 그냥 좋은 회사 가면 된다는 인식이 알게 모르게 깔려있어서 공기업에 공채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또 기업 인사정책이 아직도 예전처럼 성적우수자 위주로 뽑기 때문에 전문적 소양을 갖추기도 전에 취업의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여기에 "조선업 경기 침체가 조금씩 예상되면서, 일반 대기업 공채에도 학생들이 지원하는 상황이다. 아마도 이런 상황은 전국적인 현상 같다"고 했다.

그런데 마이스터고는 마이스터고인 것 같다. 목적이 분명한 특목고답게 상황이 어렵다 말들은 해도 올해 졸업한 1기 졸업생 중 88%가 이미 취업에 성공했다.

그중 절반은 양대 조선소와 한국수력원자력 같은 공기업에 취업했고, 다른 학생들도 강소 조선기업이나 해외인턴십, 삼성과 대우 협력사에 골고루 취업한 상황이다.

나머지 12%는 군대에 입대하거나, 대기업과 공기업에 재도전하려는 학생들이라고 보면 나쁘지 않은 취업률이다.

하지만 조선 마이스터고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아직도 거제 경제를 이끌어가는 양대 조선소의 문턱이 분명히 지금보다는 더 넓어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거제마이스터고의 입학과정은 어떨까?

입학과 동시에 많은 혜택이 지원되고, 졸업 후 취업률이 높은 학교라서 그런지 조금 복잡한 과정이 있었다.

거제 마이스터고는 입학 전형 총 200점 만점의 평가가 이루어진다.

교과성적이 100점, 출석, 봉사, 행동특성, 자격증 등의 학교생활 점수가 60점, 그리고 실기고사와 면접이 각각 20점 씩 40점으로 배정된다.

실기고사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기능적인 재능과 적성을 평가하기 위한 만들기 시험인데 두 가지를 테스트한다. 공간지각능력을 평가하는 입체도형제작과 평면도 조각 맞추기가 그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직업능력과 기본 소양을 살펴보는 면접 순이다.

여기에 조금 특이한 점은 면접 시 학교 선생님들 외에 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다는 점이다. 산업 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써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미래의 직원 면접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정순성 마이스터부장은 "사실 당락을 결정하는 가장 큰 부분은 내신이다. 실기와 면접은 적성에 맞는 과를 결정하는 데 참고하기 위한 것이고, 학교성적이 좋은 학생이 우선순위가 된다. 우리 학교의 경우 내신 상위 35% 정도가 커트라인이라고 보면 된다."라며 내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렇게 입학과정을 거쳐 들어온 학생들은 일반 학교와 다른 마이스터고 만의 시스템을 만나게 된다. 전 학생 기숙사 생활과 학비 면제가 그것이다.

모든 학생들의 기숙사 입실은 왜인지 물어보자 정 부장은 "우리 학교는 고등학교 3학년, 대학교 4학년의 과정을 압축해서 고교 3학년 과정에서 소화해야 한다. 더욱이 학생들 선호 기업은 1학년 2학기부터 2학년 말까지 어느 정도 취업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에 입학과 동시에 취업경쟁이 시작된다. 인문고교에서 말하는 고3 입시지옥을 우린 1학년 입학부터 겪는다고 보면 된다. 3학년이 되면 이미 결과는 거의 나온 상태기 때문이다. 그만큼 취업에 특화된 교육과정인 만큼 일련의 과정을 소화하려면 전 학생의 기숙사 단체생활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라며 치열한 학교생활을 말해줬다.

또한 거제 마이스터고는 전국에서 입학신청이 가능한 학교로 매년 강원도 지역 학생도 꼭 한두 명씩 입학하기 때문에 기숙사 생활은 필수라고 했다.

   
▲ 선박전장과 학생들의 현장같은 학교 실습 모습
어찌 보면 이제 갓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치열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모습이라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자 위재수 교무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정말 뛰어난 손재주를 가지고 조선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학생들과 가정형편이 안 좋아 어린 나이에 집안 생계의 일부분을 담당해야 하는 학생, 또 학교성적이 상위권이지만 인문계에 뜻을 두지 않는 학생 이렇게 나뉜다. 단순히 대학교를 가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아무래도 좀 더 미래 목적이 분명한 아이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러운 학생들이 많다."

   
▲ 취재 협조해준 구영광(3년, 조선정밀기계)학생
“우리 학교에 오시면 남들보다 사회생활을 빨리할 수 있고 취업정보도 훨씬 넓으니 좋은 성적이라도 망설이지 말고 우리 학교로 오세요.”라는 구영광(3학년, 조선정밀기계) 학생의 말도 위 부장의 말에 힘을 실어 주는듯했다.

이렇게 전문 인력 약성에 맞는 기숙사 제공과 학비 면제 외에 정부가 강조한 또 하나의 혜택은 병역 연기 혜택이다. 그런데 실상 얘기를 듣고 나니 이게 계륵이다.

4년제 대학생들처럼 입대를 마이스터고 졸업 후 4년 동안 연기할 수 있는 정책인데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조금 문제가 달라지는 것이다. 대학생의 경우 제대 후 다시 학교생활 몇 년을 하고 취업에 나설 수 있지만,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졸업 후 이미 취직을 한 상태에서 중간에 군대를 가게 되는 상황이 온다. 한참 일을 배워 업무효율이 높을 시기에 군대를 가야 하니 일 배운 학생도, 고용하는 회사 입장도 서로 난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대기업의 경우 인력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그 자리가 보존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손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는 당장 한 명의 공백이 상대적으로 크기에 퇴사하고 입대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정말 난감한 정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정순성 마이스터부장은 "회사입장에서는 차라리 입사 전에 군대를 다녀오길 원한다. 한참 일 다니다가 입대한다는 건 기업 측면에서도 손해기 때문이다. 예전엔 병역특례(이하 병특)이란게 많았는데 지금은 방위산업체 개념이 많이 약해져서 병특 선발 인원도 매우 적다. 그나마 병특은 중소기업들만 가능하게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그 수가 적어 혜택을 거의 못 받는 것 같다." 라며 어려움을 전했다.

그래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마이스터 교육 정책이기에 나아질 것으로 생각 한다는 담당 선생님들에게 학교 교과 과정을 물어봤다.
 

   
▲ 취재 협조해준 서관호(3년, 선박전장)학생
위재수 교무부장은 "우리 학교는 크게 한 개의 조선과 속에 네 개의 주 전공 분야인 조선정밀기계 1반, 조선용접 3반, 선체조립 2반, 선박전장 2반 총 8반으로 나뉜다. 처음 마이스터고 설립 당시 산업체 수요에 따른 직무분석을 했는데 조선업은 가장 큰 공정이 용접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용접 전공이 커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현재 1학년은 조선과 공통교육을 진행하고 1학년 2학기 전공신청과 함께 2학년 때 본격적인 전공수업이 진행되는데 조선업의 취업 시기가 2학년 말에 집중되고 그 시기도 자꾸 앞당겨지고 있어서 2014년부터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적성면담을 통해 1학년 시작부터 전공을 정해서 교육할 예정이다."며 산업체의 상황에 맞게 교육방식이 변경된다고 했다.

또한, 단순한 기능인이 아닌 영 마이스터를 육성하는 학교로써 일반 인문 교육과 함께 글로벌 업무능력을 위한 실무외국어교육과 해외체험연수, 토익캠프 및 인성을 강화하는 각종 행사 참여도 병행한다.

'변화를 선도할 창의적인 조선기능 인재 육성'이라는 타이틀 아래 기술 명장을 넘어 인성이 올바른 글로벌 리더를 이끌고자 하는 거제 마이스터고.

   
▲ '학생우선'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김현근 교장
학교 전체가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 참가해 응원을 펼친 일화는 "인성이 먼저다."라는 마음으로 학교를 이끄는 김현근 교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부분이기도 하다.

"취업에 바로 뛰어들어 학창시절과 젊음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맘이 아프다."라고 말하는 김 교장은 마이스터고의 독특함과 함께 이력도 남다르다. 일반 교원 출신이 아닌 실제 조선업에 오랜 시간 종사한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에 31년 근무하고 임원으로도 10년 근무한 조선 리더의 위치에서 젊은 기술자의 부족을 안타까워하던 차에 예비명장을 육성하는 마이스터고는 분명 새로운 길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어느 정도 학교의 운영에 탄력을 받았다는 김 교장은 학생들의 감성치유를 강조하며 '학생 중심' 정책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했다.

갓 만 18, 19세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올바른 사고와 자아를 정립하려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단 생각으로 학생 전원에게 오케스트라 공연, 뮤지컬과 야구경기 관람 등의 체험학습 실시와 영화 감상하고 싶다는 학생의 말에 학교 시청각실을 전면 업그레이드해 오디오시스템과 프로젝터도 설치했다. 도서실 책도 3~4배로 늘리고 학교 내에 명화도 수백 장을 걸어 인성 교육 길도 만들었다.

확실히 기업현장에서 터득한 '고객중심'의 사고를 학교에 적용한 김 교장의 추진력은 남달라 보였다.

"단 한 걸음을 걷더라도 학생과 선생님이 동시에 나아간다면 반드시 큰 결실을 볼 것이다."라고 말하는 김 교장은 "기업인 출신으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교라는 큰 시스템을 이끌 수 있도록 잘 보좌해준 교감 선생님께 공을 전하고 싶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조선업은 해양플랜트 집중으로 변화될 것이고, 거제시도 해양플랜트 산업단지를 유치하려고 하는 상황이다. 거제해양대학교도 유치예정인 이 시점에 거제 마이스터고도 변화에 적응하고 앞서 나가기 위해 조선마이스터고에서 해양플랜트 마이스터고로 역할을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미래의 비전을 밝혔다.

변화하는 조선업에 방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춘 인재 육성의 길까지 미리 제시하는 거제 마이스터고.

미래 거제교육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 같다. 

남경필·옥강훈 기자  meno7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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