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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교육, 학교 깊게 보기경남산업고등학교, 고졸취업의 선봉장이 된다.
  • 남경필· 고은 기자
  • 승인 2013.10.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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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지난 9월 23일 발표된 ‘2015학년도 및 2016학년도 대입제도 및 201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때문이다.
매번 정권교체 때마다 널뛰는 교육정책에 학교와 교사,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가고 있다.
이에 한남일보는 곧 다가오는 진학과 취업 시즌에 맞춰 일선 현장에서 느끼는 교육 현실과 지역 학교별 특징을 살펴보고, 독자들에게 더욱 깊이 있는 교육정보를 전달하고자 ‘학교 깊게 보기’ 코너를 기획 연재한다. -편집자 주-

과거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을 진학해야 인생의 출발이 올바르다는 사회 인식이 팽배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렵고 힘들게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일궜던 지금의 50대 이상은 못 배운 게 한이었던 시절이기도 했다.

   
▲ 이선호 교무기획부장
물론 사회 전반적 분위기는 아직도 명문대 진학을 선호하고 있긴 하지만 예전처럼 무조건 대학 진학이 아니라, 학업으로 승부를 걸 요량이 아니라면 이제는 제대로 된 기술과 능력을 갈고닦아 빠른 취업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정착이 더 좋다는 생각을 가진 학부모들이 나타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산업이 변하면서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나게 됐고, 예전처럼 공부를 잘해야 먹고살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깨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거제엔 이 같은 시대 변화를 잘 반영하듯 다양한 교육의 장이 펼쳐져 있다. 인문고, 특성화고, 특목고 등 원하는 방향에 따라 진학이 가능하다.

그중 거제에 특성화 고교인 경남산업고가 존재감을 나타내며 고교 취업 전선에 앞장서고 있다.

2013년 특성화고교로 선정된 경남산업고는 사실 1953년 설립된 하청고등학교가 그 모태다.

59년 하청농업고, 61년 거제농업고, 72년 거제종합고등학교에서 다시 2007년 경남산업고등학교로 교명이 변경되면서 지역민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고 있지만 설립된 기간을 보면 거제고와 거제제일고 만큼 전통 있는 학교라고 볼 수 있다.

경남산업고 유재일 교장은 “농업경제 사회가 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경남산업고도 자연스럽게 그 명칭과 과목이 변화하며 현재의 구성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특히 올해는 거제 지역 특성에 맞게 조선해양전기과를 신설해 다가올 조선·해양시대에 거제마이스터고와 함께 지역일꾼 배출에 앞장선다.

사실 특성화고인 경남산업고는 마이스터고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학비와 급식비 전액 면제 같은 혜택이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것. 취업을 목표로 하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꼭 염두에 둬야 할 혜택이기도 하다.

분명 진학을 꿈꾸는 많은 학생은 저마다의 성적 편차가 있기 마련이다. 마이스터고가 다소 높은 성적과 복잡한 전형이 요구된다면 경남산업고는 그보다 완화된 성적제한과 전형이 강점이다.

확실히 상위수준의 성적우수자가 아니지만,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경남산업고가 그 기반이 되기는 충분해 보인다.

이미 각종 대회에서 재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으로 수상하며 학교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한해에만, 경남학생발명 창의력대전 ‘대상’, 경남기능경기대회 그래픽디자인 부분 ‘금상’, 경남학생 과학발명품 경진대회 ‘금상’, 전국학생 과학발명품 경진대회 ‘은상’ 등 전국과 경남도 내 크고 작은 대회에서 20개가 넘는 상들을 수상하며 언론과 매체에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 학교 자체적으로도 각종 학교 공모전에 표창을 받으며 스스로 위상을 높이는 중이다.

   
▲ 정다희(3년, 미용과) 학생
단순히 성적이 안 좋은 학생들이 가는 곳이라고 치부하던 과거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취업전문 특성화고교로써 거듭나고 있는 경남산업고는 신설된 조선해양전기과와 함께 거제지역 유일의 뷰티디자인(전 미용)과, 관광조리(전 조리)과가 있어 조선 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종 일꾼도 배출하고 있다.

말 그대로 산업 전반의, 취업을 특성화시킨 학교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대학진학을 목표로 할 수도 있지만 3학년 과정은 거의 전문 기술 분야 위주로 수업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진학보단 취업이 더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경남산업고 정다희(3년, 미용과) 학생은 “중학교부터 헤어디자이너를 꿈꿔왔고 미용을 하다 보면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선생님들의 엄격한 지도 덕에 어느새 자격증이 따져 있다”며 “학교에서 자격증취득 위주로 수업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학생은 이미 헤어 자격증을 취득했다.”라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여기에 학교 자체적으로도 취업박람회를 개최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취업률을 극대화하고 있다.

경남산업고 김남우 산학협력부장은 “대부분 학생은 회사에 대해 모르거나 주변 사람들의 얘기에 의존해 판단한다. 또 취업을 하기 위해 회사에 방문해 면접을 보거나 하는 방식들에 어린 나이다 보니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이런 것을 개선하고 고졸 취업 상승을 위한 인식전환 차원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박람회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사실 대부분 취업전문학교는 학생들이 회사를 찾아가거나 지원해서 취업하는 기존의 방법을 활용하는데 경남산업고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학생이라는 우수재원을 활용해 필요한 회사가 찾아오게 만드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 김남우 산학협력부장

이미 이번 경남산업고교 취업박람회를 통해 취업한 학생들 수가 벌써 70여 명이고, 그 여파로 인한 추가 취업생들이 지금도 계속 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경남산업고의 전략이 매우 유효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더불어 취업생들의 이탈률 또한 현저히 낮아 박람회를 통한 취업이 학생과 회사 양쪽의 욕구를 상당 부분 충족했다고 보인다.

이렇듯 경남산업고는 과거의 안 좋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거제 특성화고교로써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듯했다.

 

   
▲ 조기현 특성화부장
경남산업고 조기현 특성화부장은 “아직도 무작정 대학만 진학시키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부모님들이 많아 안타깝다. 사실 현재 청년실업의 대부분은 고교 졸업이 아닌 대학졸업생들이다. 무작정 적성에 맞지 않고 필요성도 못 느끼는 과에 진학해 2년이나 4년을 허비한 학생들은 결국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 면접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사회적 인식 전환이 정말 필요하다.”며 아직도 대학만 부르짖는 사회 분위기가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김남우 산학협력부장도 “고졸취업을 해서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과 분위기가 정착돼야 한다. 단순히 연봉만 따져도 기능과 기술직이 오히려 사무직보다 높은 경우가 훨씬 많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청년실업은 계속 오르고, 많은 청년들이 아직도 대기업과 공기업에만 매달려 사무직을 원하는 현재 사회 분위기는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우리나라의 비전에도 맞지 않는다.

“예전에는 고졸 나와 뭐 벌어먹고 살거냐 라는 소리들을 많이 했지만, 요즘 고교 졸업해서 바로 조선소 와서 일하는 학생들 보면 오히려 내가 다 부럽다. 나도 대학 나왔지만, 차라리 그 시간에 이 기술을 더 배웠으면 지금보다 더 벌었을 것 아니냐”라고 말하는 한 조선근로자의 말처럼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만 바라보는 직업만이 인생의 올바른 길이 아님을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아직도 단지 성적이 안 좋아 산업고에 온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단순히 졸업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실업자가 아닌 올바른 방향제시와 직업교육을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는 조기현 특성화부장의 얘기가 크게 와 닿았다.

분명 판·검사나 의사가 최고의 직업으로 대우받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미 국가를 넘어 글로벌 경제시대에 돌입한 현시대에선 세계적조선 메카로 자리 잡은 거제에서부터 보다 열린 시선으로 직업에 대한 꿈을 꾸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산업고 미용과 학생들의 지역 봉사활동 모습

   
▲ 취재에 참여해준 왼쪽부터 송지률(3년, 디지털전자과), 김하늘(3년, 미용과), 최민호(3년 디지털전자과) 학생들.

남경필· 고은 기자  meno7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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